정치 북한

정부 사드 전략은 AIIB 처럼 '전략적 모호성'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27 15:13

수정 2015.03.27 15:13

최윤희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27일 용산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가진 한미 합참의장 회담에서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다음달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방한에서 사드 배치를 놓고 한미간 협의가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한미간 사드 협의가 개시될 경우 이를 견제하기 위한 중국, 러시아의 외교적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사드 도입 문제가 대형 안보 이슈로 공론화된데다 이날 회담에서도 공식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전해진 만큼 정부는 '3 No'(요청도 협의도 결정된 바도 없다)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할 때 처럼 사드 문제에 있어서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것.

■AIIB-사드 '패키지 딜'(?)…정부 전략적 모호성 유지

한미중 3국간에서 한국의 AIIB 참여와 한반도 미국 사드 배치 문제와 결부되면서 고도의 해법이 요구되는 고차방정식이었다.

일단 AIIB는 경제적 사안이고, 사드는 안보사안인 만큼 성격이 전혀 다른 사안이다.
그러나 한중, 한미 등 양자간 '패키지 딜'로 거래할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IB 사안이 중국쪽으로 기운 만큼 사드 문제에선 미국이 더 유리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사드 문제 대해서 앞으로도 '3 No'(요청도 협의도 결정된 바도 없다)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AIIB 참여할 때 처럼 사드 문제에 있어서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것.

특히 당초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논의가 예상됐던 이날 한미 합참의장 회담에서 합참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전해지면서 '1·2NO'(요청·협의)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속내가 읽힌다.

회담에 배석한 합참의 한 관계자는 "오늘 회담에선 (2020년대 중반으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한 한미동맹 발전 방안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됐으나 사드를 포함한 정책적 검토가 필요한 과제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동북아 대형 안보 이슈 불가피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주변국의 반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미중 안보 이슈에서 한미일-북중러 등 동북아 대형 안보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사드를 둘러 싼 한중 양국간 마찰은 AIIB 참여하는 과정에서 잠복 국면였으나 AIIB 문제가 매듭되면서 중국은 조만간 사드 논의를 수면 위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사드에 대한 한미간 협의가 본격 개시되는 등 추가적인 진전이 있을 경우 이를 견제하기 위한 외교적 움직임을 다시 전개한다는 것.

여기에다 러시아까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견제에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24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사드 한반도 배치가 미칠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외무부는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사드를 주둔할 여러 지역들을 탐색 중인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북한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을 통해 "미국이 남한에 사드를 끌어들여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준비를 갖추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를 제압하기 위한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드를 견제하기 위한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적 움직임을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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