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공연

식지 않는 콜라보레이션 열풍 ‘힙합과 가요가 만났을 때’

입력 2015.04.01 12:35수정 2015.04.01 12:35

소유X정기고의 ‘썸’이 발매된 지 어느덧 1년이 흘렀다. 지난 2014년 3월 발매 됐던 이 노래는 2015년 3월에도 여전히 각종 음원 차트의 50위 권 안에 머물며 식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 한 해 사랑받았던 곡을 꼽자면 이들 노래 이외에도 레이나X산이의 ‘한 여름 밤의 꿀’, 효린X매드클라운의 ‘견딜만해’ 등의 ‘힙합 콜라보레이션’들이 있다. 이들을 시작으로 보컬과 래퍼와의 만남은 흥행 공식이 됐다.

노래의 위력은 예상보다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작년 '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는 ‘베스트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부분을 따로 시상할 정도로 ‘콜라보레이션’을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유명 걸그룹임에도 다른 멤버들에 가려져 있었던 이들은 단 하나의 노래로 그룹 내에서의 입지를 단단히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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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보컬X래퍼

[fn★기획] 식지 않는 콜라보레이션 열풍 ‘힙합과 가요가 만났을 때’


이를 이어 올해 초에는 보이그룹에서 솔로로 출격하는 메인보컬들이 래퍼들과 손을 잡고 나와 차트 줄 세우기에 성공했다. 아이돌 그룹의 솔로 데뷔, 그리고 힙합. 공통점 없어 보이는 이들 사이에 수많은 가수들이 참여하며 그 틈을 메우고 있다.

특히 그룹 JYJ의 준수(XIA), 샤이니의 종현, 씨엔블루의 정용화까지 인기 보이그룹의 솔로 무대가 눈길을 끈다. 이들은 힙합 가수와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만들어내며 평소 그룹 활동에서 선보였던 모습과 전혀 다른 장면을 연출했다.

2015년 새해가 시작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종현과 정용화는 일주일 간격으로 솔로로 데뷔했다. 종현과 정용화는 그룹에서 솔로로 출격하면서 멤버들 대신 래퍼의 지원 사격을 받았다. 종현은 자이언티와 ‘데자부(Deja-boo)’, 아이언과 ‘크레이지(Crazy)’를 더블타이틀곡으로 내세워 2015년의 힙합 콜라보레이션 열풍에 시작을 열었다.

이어 일주일 후 정용화는 ‘마일리지’를 통해 양동근과 안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은근히 어울리는 둘만의 조화를 뽐냈다. ‘마일리지’는 정용화의 솔로 앨범 ‘아주 멋진 날’의 선공개곡이었으며, 5년간 밴드의 보컬로 활동해오던 정용화의 음악적 변신을 볼 수 있었던 노래이다.

3월 발매됐던 준수의 정규 3집 ‘플라워(FLOWER)’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꽃’과 ‘X Song'에서는 각각 에픽하이의 타블로와 도끼와 함께 곡을 완성했다. 웅장한 스트링과 콰이어가 돋보이는 바로크 힙합 장르인 ‘꽃’은 준수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타블로가 랩 피처링과 랩 메이킹에 참여해 더 완성도 있는 곡을 만들어냈다.

★ 여성 래퍼X남성 보컬

[fn★기획] 식지 않는 콜라보레이션 열풍 ‘힙합과 가요가 만났을 때’


지난 1월 29일부터 3월 26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방송했던 Mnet 예능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는 ‘쇼미더머니’의 스핀오프 격으로 여성 래퍼들이 최초로 힙합신의 전면에 나선 프로그램이었다. 여성 래퍼들은 매 회마다 경쟁을 통해 한국 힙합에서 내로라하는 래퍼들이 프로듀서한 곡을 차지하게 됐고, 방송 이후 공개된 곡은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특히 버벌진트가 프로듀싱한 ‘시작이 좋아 2015’의 원곡은 버벌진트와 미스에스 강민희가 불렀던 곡이다. 이 노래를 여성 래퍼인 AOA 지민과 남성 보컬인 2AM 슬옹이 참여해 원곡과 또 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또한 제시와 치타가 번갈아가며 강력한 랩을 선사하고 엠아이비의 강남이 보컬을 맡은 ‘마이 타입(My type)’ 역시 색다른 느낌을 연출하며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볼거리와 리스너들의 귀까지 모두 충족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 래퍼X래퍼

[fn★기획] 식지 않는 콜라보레이션 열풍 ‘힙합과 가요가 만났을 때’


이런 힙합 콜라보 열풍에 힘입어 기존의 힙합 뮤지션들 뿐만 아니라 언더에서 활동하던 래퍼들도 자신들만의 힘으로 대중들 앞에 나섰다. 그 결과 음원 차트는 물론 음악방송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힙합 열풍이 거품이 아님을 입증시켰다.

원래 힙합신에서 확고한 지반을 가지고 있는 타이거JK와 윤미래는 비지와 함께 프로젝트 그룹 MFBTY를 만들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과 동시에 오리지널 힙합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계기로 삼았다. 이들의 앨범 ‘원다랜드(Wondaland)’는 미국 빌보드가 집계하는 ‘월드앨범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언더에서 올라온 자이언티와 크러쉬는 기존의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던 가수의 도움 없이 둘이 한 팀을 이뤄 ‘그냥(just)’이란 곡을 발매했다. 이 곡은 여러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해 이들은 둘의 시너지만으로도 충분히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이들의 1위 수상은 힙합 콜라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증거가 됐다.

오는 4월 대형 그룹인 엑소, 미쓰에이를 비롯해서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컴백을 예고했다. 이들의 컴백으로 인해 오랜만에 다양한 가수들로 풍성하게 채웠던 음원차트에 변동이 있을지, 아니면 힙합 콜라보가 아이돌 음악을 넘어서는 인기를 구사하게 될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fn스타 fnstar@fnnews.com 이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