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 칼럼] 행복한 미래에도 공짜는 없다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12 17:22

수정 2015.04.12 17:22

[데스크 칼럼] 행복한 미래에도 공짜는 없다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세다. 그래서인지 전화를 자주 받는다. "어떤 종목이 유망하냐"고 묻는 전화다. 증권회사 객장에도 내방객이 늘었다고 한다.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1%대에 들어선 이후 달라진 모습이다. 은행에 10억원을 맡겨봐야 연 2000만원(연 2% 가정)의 금융소득을 겨우 손에 쥘 수 있는 금리 상황이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열린 재테크 세미나에서 '가치투자'로 유명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인상적인 화두를 던졌다. "주식이 아니면 대한민국에서 중산층이 될 수 없다"고. 또 자녀들의 학원비 투자 대신 주식을 사고, 커피값으로 주식을 사는 게 '남는 장사'라고 했다.

"우리나라 주식은 절대 비싸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 9배 수준인 한국 증시는 전 세계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싼 시장"이라고 했다.

실제로 1년 후 추정 이익을 감안한 한국 증시의 PER는 10배 수준이다. 이는 정보기술(IT) 거품이 일었던 1999년 13.2배보다 낮다. 또한 현재 선진국 시장 PER는 16.5배, 이머징 아시아 국가는 평균 11.7배 수준이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주가의 수익성 지표다. 예를 들어 A사의 주가가 2만원, 주당 순이익이 2000원이면 PER가 10배라는 의미다.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존 리 대표는 주식투자 원칙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장기투자, 분산투자, 여윳돈 투자다. 투자자라면 한 번 이상 들었을 원칙이지만 현실에선 실천이 쉽지 않은 법칙이다. 그는 삼성전자 주식을 2만원에 사서 140만원에 팔았고, SK텔레콤 주식을 2만원에 사 440만원에 팔았단다. 최소 10년 이상 투자했다는 의미다.

최근 지인이 투자 유망종목을 물었다. 과거가 떠올랐다. 종목을 잘못 추천했다가 미움만 샀던 기억이다. 그래서 종목 추천을 꺼린다. 주워들은 풍문은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자기가 아는 주식에 투자하라' '수십년간 망하지 않을 기업에 투자하라'는 격언이 맴돌아서다. 지인에게 어렵사리 한 종목을 소개했다. 코스닥 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보니 미래가 보였고, 진실성이 느껴지는 회사였다. 그 종목을 두려움 없이 샀던 지인은 한 달여 후 삼겹살을 한 번 사겠다고 전화가 왔다. 다행이다 싶었다.

주식시장은 미래를 먹고 산다. 미래를 사는 셈이다. 그래서 중국 시장은 늘 주목 대상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을 포기하면 미래를 포기하는 것(중포미포)"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에서 14% 수준인데 시가총액 비중은 8%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 GDP 비중이 23%인데 시총 비중은 41%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주말 4000선을 넘어섰다. 2008년 3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7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해외 투자자금이 이미 중국에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고령화로 장수 리스크가 커졌고, 직장 수명은 짧아지고 있다. '행복한 미래'에도 공짜는 없다.
투자원칙을 지키면서 미래를 사는 용기가 필요하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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