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朴대통령, 한-콜롬비아 FTA 조속 발효 등 3대 경협비전 제시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18 06:01

수정 2015.04.18 06:04

【(보고타)콜롬비아=정인홍기자】중남미 세일즈 외교를 위해 콜롬비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양국은 기존의 협력을 넘어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보건의료, 에너지신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콜롬비아 순방의 첫 일정으로 이날 낮 콜롬비아 보고타시 께사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한·콜롬비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콜롬비아와 한국은 한국전쟁을 통해 맺어진 혈맹 국가이고 콜롬비아 병사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양국의 경제관계도 돈독하게 유지해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朴대통령, 경제협력 3대 방향 제시

이날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후안 마누엘 산또스 깔데론 콜롬비아 대통령이 전격 참석, 축사를 하고 양국 경제협력 증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기대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산또스 대통령의 참석 배경은 6·25 전쟁으로 맺어진 우리나라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면서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각별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10년사이 양국 교역액은 2.7배로 늘었고, 특히 안데스 고산지에서 카페테로라고 불리는 숙련된 농부가 재배하는 콜롬비아 커피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가 됐고, 한국산 자동차는 콜롬비아의 거리에서 쉽게볼 수 있는 차량 중 하나가 됐다"고 언급했다.

특히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으로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한 교역 활성화, △ICT·보건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협력, △에너지 신산업 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FTA 발효를 통한 교역 활성화와 관련, 한국이 개방경제를 선택해 세계 8위의 무역국가로 성장한 점과 콜롬비아가 최근 10년간 대외개방과 자유무역확대를 기조로 성장전략을 추진한 결과 중남미 국가 중 가장 빠른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간 FTA가 조속히 발표돼서 양국 교역활성화와 경제발전에 기여하길 바라며 콜롬비아는 아시아에, 한국은 중남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선진 전자통과시스템 분야의 우수성을 언급하면서 "양국의 머나먼 지리적 거리를 극복하기 위해선 전자통관, 전자무역 분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운용 경험을 갖추고 있어 콜롬비아의 무역시스템 선진화사업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의 협력이 교역기반 확대와 교역품목 다변화로 이어져 FTA 체결의 효과가 극대화되기를 희망했다.

이어 ICT, 보건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협력에 대해선 "산또스 대통령은 강력한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건설, 교통, 환경, 안전 등의 분야에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확충한 경험이 있고, 최근에는 IT를 접목한 스마트 인프라 분야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축적한 만큼 양국간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앞으로 진행될 보고타 지하철 1호선이나 메데진시 지능형교통시스템 구축사업을 비롯해 국가 광역통신망 구축사업에도 우리의 IT기술을 바탕으로 상호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에너지 신산업 협력 강화와 관련해선, 기후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한 에너지신산업 육성과 스마트 그리드분야 협력, 전력망 연결 사업 등에 대한 협력 강화도 당부했다.

■산또스 대통령, "양국간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산또스 대통령은 축사에서 양국간 비즈니스 포럼이나 일대일 상담회 등을 통해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을 당부했다.

산또스 대통령은 "정부에서 할 기능은 기업인을 위해서 이러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법적 테두리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저는 콜롬비아와 한국이 함께 노력한다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양국간 교류와 투자가 확대됐지만 잠재력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미 제공되는 이러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앞으로 할 일이 많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또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중남미 국가들의 환경을 보시고, 중남미와 한국간 더 많은 비즈니스와 상호 교류의 기회를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업인이 사업을 잘하면 정부도 성장한다. 박 대통령님과 대한민국 경제사절단에 따뜻한 환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산토스 대통령은 한국 방문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경험을 언급, "한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 많은 사람을 기념할 수 있었다"며 "양국은 일반적 관계를 초월하는 동맹이자 혈맹"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토스 대통령은 최근 반군과의 내전에서 군인 1명이 전사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내전과정에서 희생된 군인을 위한 묵념을 제안했고, 박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함께 1분간 묵념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1993년 통상장관 재직시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하는 등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협력 파트너로 인식해왔고, 2011년 7월 콜롬비아 의회 시정연설에서는 본받을 만한 좋은 교육시스템을 가진 나라로 우리나라를 지목하는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희망하는 '친한'(親韓) 지도자로 알려져있다.

■참석자들, "실질성과 기대" 한목소리

김재홍 코트라 사장은 "지난번 중동순방에 이어 우리 기업들이 경제사절단에 대한 관심이나 기대감이 많아졌다"며 "우리 중소기업들이 먼 땅에 와서 실질적인 성과를 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코트라는 전자상거래 첫 MOU를 체결, 우리기업들의 중남미 지역 전자상거래 시장에 본격 진출이 기대된다"며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는데 대통령께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외순방을 하는 이유는 그런 실질적인 우리 경제의 활력찾기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우리의 국내 내수 부진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세일즈 외교를 통해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음으로써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 확보로 연결돼 경제재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는 뜻이다.

김 사장은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앞으로 코트라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은 "중남미 지역은 발전 잠재력이 매우 큰 지역"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와 협력적 파트너십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대통령께서 경제협력을 위해 가장 선두에 서서 노력하고 계신다"며 "우리도 그렇지만 중남미지역 상대방도 (경제협력에 대한) 같은 의지를 갖고 있어 어떤 경우보다도 성과를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이번 중남미 시장 공략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에게도 다양한 성과를 가져오는 신성장동력 확보의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haeneni@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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