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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독립성' 토대 만든 김건 전 총재 별세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18 14:15

수정 2015.04.18 14:15

김건 전 한은 총재
김건 전 한은 총재

김 건 한국은행 전 총재(사진)가 지난 17일 향년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이듬해 3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한은에서 자금·조사·외환관리 등 핵심 업무를 맡았다. 1980년 한은 부총재에 오른 뒤 한은 은행감독원장,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사장 등을 지냈으며 노태우정부 출범 직후 제17대 한은 총재(1988년~1992년)에 올랐다.

고인은 한은 내부 출신 총재로 한은의 독립성 확보에 기여한 '정통 한은맨'으로 평가된다. 한은 총재로서는 처음으로 한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의 기능 회복과 정부로부터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재무부 장관이 아닌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 밝혀 한은법 개정 논의에 불을 지폈다.
재임 당시 '87년 민주화' 흐름을 타고 '한은 독립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였으며 이것이 후에 한은법 개정(1997년)의 기폭제가 됐다.


고인은 생전 온화한 외모에 멋을 아는 '금융계 신사'로 불렸다. 한국 최초 여류 서양화가 정월 나혜석 선생의 3남이며 부인 이광일 여사와의 사이에 김재민(동의대 교수)성민(카이스트 교수) 황민씨(연세대 원주의대 교수) 3남을 뒀다.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1일 오전이다. (02)3410-3151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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