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崔부총리, 임금피크제에 승부 걸어라

내년부터 정년 60세 연장.. 청년층 고용 절벽 풀어야

최경환 부총리가 임금피크제를 활용해 청년고용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방문 중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다. 기업이 임금피크제로 아낀 임금을 청년고용에 쓰면 일정비율을 정부가 매칭해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최 부총리는 "청년실업 해소에 재정을 쓰는 것은 아깝지 않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잘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5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좋은 아이디어다. 박근혜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청년실업은 가장 화급한 현안 중 하나다. 지난 주말 실시된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엔 젊은이 20만명이 몰렸다. 이건 누가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달리 도리가 없다. 최 부총리는 "한 해 일터를 찾는 젊은이가 50만명씩 나오는데 정규직 일자리는 20만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금 청년들에겐 취업의 돌파구가 필요하다. 임금피크제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국회는 지난 2013년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2016년부터, 중소기업들은 2017년부터 정년이 60세로 늘어난다. 당초 재계는 정년연장과 함께 임금피크제도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업의 임금 부담이 한꺼번에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퇴직 나이가 늦춰지는 만큼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국회는 재계의 요구를 외면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청년층에 돌아갔다. 청년실업률이 10%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이 그 증거다.

정년 연장이 불가피하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노동개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노사정위원회만 쳐다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젠 정부 독자적으로라도 청년 일자리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앞둔 중장년층에게도 괜찮은 제도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르면 40대 후반, 늦어도 50대 중반에 퇴직하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10년가량 공백이 생긴다. 60세 정년연장은 이 공간을 메우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연장은 기업에 큰 부담이다. 기업들이 장기 근속자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면 명퇴와 같은 조기퇴출 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기업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진다.
넓게 보면 임금피크제는 세대 간 갈등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연초 대학생들은 최 부총리의 정책에 F학점을 줬다. 이제 최 부총리가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