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韓 경제 버팀목 수출마저 불안하다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전망.. 무역 1조달러 팡파르 무색

수출 전선이 영 심상찮다. 올 들어 수출은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4월 역시 마이너스를 면치 못할 것 같다.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273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1% 넘게 줄었다. 통상 월말에 수출이 집중되는 것을 고려해도 플러스 진입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증권은 4월 수출이 7.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보고서를 냈다. 이 수치가 대략 맞을 것 같다.

물론 예전에도 수출이 후진기어를 넣은 적이 있다. 가까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덮쳤을 때 12개월 내리 수출이 줄었다. 하지만 당시 한국 수출은 강한 복원력을 보였다. 2011년엔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1조달러 무역 시대를 열었다. 이후 무역규모는 4년 연속 1조달러를 웃돌았다. 충격은 컸지만 회복도 빨랐다.

이번에 만난 적수는 만만찮다. 구조적인 문제라 정상궤도로 복귀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원인이 뭘까. 전문가들은 대중 수출 부진을 첫손에 꼽는다. 시진핑 정권은 성장전략을 종래 수출에서 내수 의존으로 바꿨다. 중국은 이를 신상태(新常態), 곧 뉴노멀이라고 부른다. 대중 수출은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 중국이 내수 위주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대중 수출 증가율은 지난 2010년 35%에서 2012년 0.1%로 추락했다. 급기야 작년엔 마이너스 0.4%로 뒷걸음질쳤다. 중국 전문가인 한국금융연구원의 지만수 박사는 "중국 특수는 3년 전에 끝났다"고 말한다.

국제 유가 하락도 수출엔 마이너스다. 석유화학 제품은 한국의 수출 1위 품목이다. 하지만 기름값이 떨어지면 덩달아 수출용 제품값도 낮아진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 수출도 상당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수출은 지난 반세기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버팀목이다. 내수·서비스 시장은 아직 고만고만한데 수출까지 흔들리면 큰일이다. 수출 부진이 지구촌 공통 현상이라며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그보다는 한국 수출이 직면한 구조적인 한계에 주목해야 한다. LG경제연구원은 며칠 전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중국의 성장방식 전환, 유가 하락,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러다 한국 경제가 무역 1조달러 돌파의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는 입방아에 오를까 두렵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수출을 독려해 왔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대통령이 한번 더 수출진흥의 발동을 세게 걸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