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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수출입은행 조규열 해양프로젝트금융부장 "해운사의 발주 비용 부담 없앨 것"

이승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30 17:35

수정 2015.04.30 17:35

[fn 이사람] 수출입은행 조규열 해양프로젝트금융부장 "해운사의 발주 비용 부담 없앨 것"

"대형 선박을 국내 해운사가 큰 비용을 치르면서 발주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규열 수출입은행 해양프로젝트금융부 부장(사진)은 우리나라 금융기관에서 선박 발주를 담당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수은 내 해양금융 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조 부장은 해운사의 핵심 업무는 '선박 운영'이라고 강조했다.

선박을 발주하는 데 드는 비용은 금융기관이 감당하고 해운사는 해당 금융기관에서 배를 빌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국내 해운사들은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까지 볼수 있다는 것이 조 부장의 지론이다.

그는 "돈을 가진 금융기관과 투자자가 합심해서 배를 발주하고 해운사는 그 배를 리스해 운영을 잘 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조선업계가 어렵고 해운사들의 자금난도 심각한 상황인데 (해운사들이)부채비율을 높이면서까지 선박 발주에 큰 돈을 들이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에서 선박을 발주해 해운사에 빌려준 사례는 없다. 우선 선박 발주에 들어가는 자금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선박 한 척당 많게는 1000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부실 우려감이 높기 때문에 민간 금융기관이 주도하기는 어렵다. 선박 리스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다.

조 부장은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리스크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아직 선박을 리스해주는 금융기관이 없다"며 "정책금융기관에서 관선박 발주와 리스를 전담할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선박 리스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금융기관이 선박을 발주하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금융기관이 중국 공상은행이다. 공상은행은 현재 300척의 선박을 리스하고 있다. 선박 리스 경험이 없는 국내 금융기관만으로는 선박을 발주하는 데 무리가 있다. 선박 리스업에 노하우를 쌓아온 해외 금융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한 이유다.

조 부장은 "선박 발주 경험이 있는 해외 금융기관과 손잡고 선박 리스업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내 해운사가 필요한 선박 스펙을 제시하고 국내외 금융기관이 합작 투자해 선박을 발주한 후 리스해주는 구조로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이 적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박 리스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해운사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경영 전략이 회사의 규모를 확정하는 것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얘기다. 무리한 선박 발주를 지양하고 리스를 통한 효율적인 선박 운영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 부장은 "현재 국내 해운업계의 부실 배경에는 무리한 선박 발주를 통한 확장적 경영전략이 자리잡고 있다"며 "금융기관이 선박을 발주하고 해운사는 배를 리스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하면서 내실 있는 수익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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