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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한국 관광산업 이대론 안된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05 17:04

수정 2015.05.05 17:04

[여의나루] 한국 관광산업 이대론 안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3.4%에서 3.1%로 낮췄다. 일부에서는 3% 수준의 경제성장률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경제성장률도 급격한 저출산, 노령화 등으로 3% 미만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정보산업, 바이오 등 많은 산업이 있지만 그중 가장 유망한 산업 중 하나가 관광산업이다. 관광산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일자리 창출에 매우 효과적이다. 여행사, 백화점, 호텔 숙박업, 관광가이드 등 대부분의 관광관련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유발 효과가 크다.


또한 성장전망도 크다. 우리나라 주변에는 인구가 많고 역동적 국가들이 많이 있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13억5000만명)과 필리핀(1억명), 베트남(9000만명), 인도네시아(2억5000만명), 태국(6700만명), 러시아(1억4000만명) 등 잠재적 관광수요국이 많다. 이들 국가가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이들 국가의 중산층들은 앞으로 해외여행을 많이 할 것이다.

관건은 수요가 늘어나는 관광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유치하느냐다. 최근 관광객은 크게 늘고 있다. 2014년 관광객은 1420만명으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증가세에 안주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각국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최근 동향을 보면 걱정스러운 면이 많다. 지난 5년 동안 일본의 관광객 유치가 우리나라보다 적었는데 올 들어 우리나라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올 1·4분기 중 일본 방문객은 413만명으로 한국의 320만명을 능가했다. 관광객 구성 면에서도 일본은 중국 관광객이 22%이고 그 외 한국, 대만 등 여러 나라로 다양화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 관광객이 45%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최근 중국 인터넷 여행 사이트가 노동절 연휴에 가장 가고 싶은 나라를 조사한 결과 일본이 60%로 1순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수년 전 관광청을 신설했고 2020년 2000만명의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적극적으로 관광객 유치 노력을 하고 있다.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최근 급증한 것은 엔저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중·일 관계가 안 좋은 점 등을 감안하면 중국인 사이에 일본여행의 인기는 일시적인 것 같지 않다.

최근 중국인이 관광한 주요국 16개국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방문 후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조사대상국 중 꼴찌인 16위였고 방문 만족도에서는 14위, 재방문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14위, 주변 사람에게 추천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13위를 기록했다.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다.

미래 성장동력인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호텔 시설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아직도 관광호텔을 술집 정도로 생각해 학교 인근에 건축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세계적 의료 수준에도 불구하고 의료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규제를 풀어야 한다.

볼거리, 즐길 거리도 확충해야 한다. 대형 카지노 등 복합 관광시설 투자도 촉진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2010년 2개의 대형 카지노 시설 개관으로 2009년 968만명의 관광객이 2010년에는 1164만명으로 늘어났다.

설악산 등 경관이 수려한 지역에 케이블카나 산악열차 등도 설치를 허용해야 한다. 특히 바가지요금, 불친절, 언어불편 등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다.
최근 150만원 하는 쌍꺼풀 수술을 관광객에게 500만원으로 바가지 씌운 사례도 있다. 이렇게 하면 우리나라의 관광미래는 없다.


관광산업을 미래성장동력의 핵심분야로 인식해 종합적인 경쟁력 강화 시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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