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꽃과 함께하는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14 17:16

수정 2015.05.14 17:16

[특별기고] 꽃과 함께하는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봄이 한층 무르익어가며 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계절이다. 5월이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다양한 행사와 함께 결혼식도 참 많다. 이러한 날이면 당연히 '꽃'이 빠질 수가 없다. 감사·축하의 의미로 전해지는 꽃에는 상대방의 기쁨을 배가시키기 위해 주는 이의 소중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꽃을 사는 데 돈을 투자하면 사치라는 고정관념이 있는 듯하다. 세계적으로 국민소득이 높아지면 꽃 소비액은 같이 상승하기 마련인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다.
국민소득 3만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는 꽃을 사고 선물하는 데 너무 인색하다.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하루 먹을거리가 없을지언정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 선물은 빠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우리가 다함께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꽃 소비가 줄어들면서 꽃을 생산하는 화훼농가들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생산비 증가와 수출 및 판매물량 저하라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꽃을 많이 사게 되면 화훼농가에 힘이 될 뿐만 아니라 국민행복지수도 높아진다. 꽃 한 송이라도 주고받는 잠깐의 여유가 있는 사회라면 국민들의 얼굴엔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을 것이고 이는 곧 삶의 만족감으로 나타날 것이다.

과거 일본이나 네덜란드 등에 출장 갔을 때 좁은 공동주택의 베란다나 도로, 주차장 등에 형형색색의 꽃들이 수놓아져 있는 거리를 본 적이 있다. 주변 사람과 다 함께 꽃을 즐기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마음에서 집안의 꽃을 밖으로 내놓은 것을 보고 감격했던 기억이 있다. 꽃을 심고 물을 주고 가꾸며 즐긴다면 마음까지 치유된다. 농촌진흥청에서 실제 마음에 상처가 있어 치유가 필요한 청소년이나 환자, 재소자 등을 대상으로 식물치유 효과를 연구한 결과, 꽃과 함께하는 생활이 우울감 해소, 스트레스 감소, 긍정적 사고 향상 등 상처 치유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더불어, 꽃은 보는 데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꽃술, 꽃향수, 꽃비누, 꽃차, 꽃전, 꽃식초 등 여러 유형의 제품이 이미 나와 있거나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꽃을 이용한 어떠한 새로운 제품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


정부는 꽃 소비 촉진을 위해 '이달의 꽃'을 선정해 전국민 대상 홍보와 캘린더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또한 새로 개발한 우수한 화훼품종 보급을 위해 화훼공판장에서 국산 신품종 소개 행사 등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봄엔 꽃이 가득한 거리 조성을 위해 내 주변에 꽃씨 뿌리기, 모종 심기, 화분 내놓기 등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주위 텃밭이나 공터에 꽃씨를 뿌리고 함께 가꾸거나 우리 집 안의 화분을 대문 앞으로 내놓거나 또는 1~2주에 한번 가족의 날을 만들어 꽃 한 송이라도 서로 선물해 보자. 나 자신 먼저 꽃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주변으로 전파를 한다면 서서히 우리 사회 전체가 꽃과 함께하는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김영철 농촌진흥청 원예작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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