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포트]

美 기업들 왜 '태양광'인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는 자동차로 5~6시간 정도 걸린다. 캘리포니아주 경계를 지나 네바다주에 진입하면 광활한 모하비 사막이 펼쳐진다. 지겨울 정도로 삭막한 사막 풍경 중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이반파 태양광발전소'다.

이 발전소는 지난 2010년부터 구글, 엔알지에너지, 브라이트소스에너지 등이 합작으로 진행하는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다. 총 22억달러를 들여 392㎿를 생산해 피지앤이, 남가주에디슨 등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들어 워런 버핏이 태양광 에너지 부문에 25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애플, 코스트코, 월마트, 스테이플스 등도 투자 또는 자사 건물에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대형 의류소매체인 포에버21도 링컨하이츠 지역 본사 건물에 LA카운티 최대 규모의 태양열 시스템을 설치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게다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역시 가정용 배터리 '파워월'을 공개하며 전력사업의 혁명을 선언한 바 있다.

가정에서 태양전지 패널에서 생산된 전력이나 상용업체의 전력을 비축해 뒀다가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에 충전하고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이를 사용하는 구조다.

대기업들뿐만 아니다. 이미 가정에서도 태양광에 대한 관심이 높다. LA에 거주하는 한 지인은 몇 개월 전 집 전체를 태양광발전 시스템으로 바꿨다. 전기료 절감은 물론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대기업이나 단체를 넘어 미국 가정에도 자연스럽게 태양광으로 만들어낸 전기가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새롭게 생산된 전기 중 태양광 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3년 29%에서 2014년엔 36%로 크게 늘었다.

또한 지난해까지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텍사스 등 중서부 지역에 집중됐지만 2017년까지 28개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왜 이렇게 '태양광발전'에 신경 쓰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를 들 수 있다. 특히 전체 지역의 85%가 가뭄을 겪으면서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캘리포니아의 경우 극심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말라죽어 과거엔 저렴하게 구입했던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때문에 주 정부에서는 잔디 정원을 콘크리트로 바꾸면 보조금을 주거나 가정에서 세차를 금지하는 등 물 절약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환경 문제에 주목해 전력 회사 및 기업들에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보다 30% 감축하라는 규제안을 지난 2014년 발표했다. 결국 탄소 배출량이 많은 곳은 거액의 환경부담금을 물게 되는 것이다. 이후 대기업과 투자자들은 태양광 프로젝트에 앞다퉈 나서게 됐다.

올해 초 발표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농업경제개발국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과 지구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원개발보다는 재활용 비중이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태양광 활용도는 더욱 급속도로 늘어 2050년까지 전 세계 전기 자원의 가장 큰 비중(27%)을 차지하게 된다.

한국 역시 이러한 세계 산업의 변화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와 같은 방식의 기술개발 및 산업발전으론 앞으로 도태될 수도 있어서다. 예를 들어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할 때 까다로운 환경 관련 규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은 2011년 기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7위 국가다. 개인 배출량 역시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해 세계 선진국들의 압박 역시 높은 상황이지만 아직 이 같은 현실이 개개인에게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경제도 세계 흐름에 맞춰야 하는 시대가 됐다. 친환경 기업, 이른바 '탄소 경영'에 앞으로는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다.

jhj@fnnew.com 진희정 LA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