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젊은 산업단지' 만들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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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가 재도약을 위한 새단장에 분주하다.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었던 전국의 산업 허브는 시설 노후화로 활력이 예전만 못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노후산업단지에 새 숨결을 불어넣기 위한 '구조고도화' 사업에 분주하다.

구로·시화·구미 등 전국 주요 산업단지는 외국 바이어의 숙박과 각종 행사를 위한 호텔, 공원, 유해물질 정화시설 등을 속속 갖추고 있다. 구조고도화 사업 덕택에 높은 굴뚝과 회색빛 연기를 떠올리던 예전 산업단지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부 시설은 불필요한 것이 아닌지 의문을 갖게 된다. 지난달 찾은 구미산업단지 역시 창조경제 핵심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구미단지는 옛 대우전자 부지를 산학연 클러스터로 재개발하며 입주기업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구미산업단지는 현재 문화·체육시설로 아이스링크 건설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아이스링크가 산업단지에 적합한 시설이냐는 것이다. 상식선에서 생각해도 근로자와 입주기업 관계자를 제외하고 사람을 찾기 어려운 산업단지에 아이스링크는 어울리는 시설이 아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입주기업 사이에 온도차도 발생한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아이스링크 운영을 외부업체에 위탁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입주기업은 근로자들이 큰 비용 없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를 원한다. 가뜩이나 근무기피 현상이 심한 지방 산업단지는 근로자가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산단 구조고도화 과정이 외형적 성장에 집착한 결과다. 현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를 중심으로 전국 산업단지가 첨단산업과 최신식 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근로자를 끌어들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호텔과 대형 건물 위주의 시설 대신 문화와 복지, 각종 편의시설이 필요한 이유다.

'잘살아 보세' 대신 '저녁이 있는 삶'에 귀를 기울이는 시대다.
산업단지도 삶의 질과 행복을 더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 산업단지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젊은 근로자 유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화려한 외형적 성장 대신 '일하고 싶은 근무환경'을 만들어 줘야 가능하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