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5월 국회, 경제법안 처리 또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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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엔 여야 의견 접근 서비스법 등도 꼭 통과돼야

국회는 입법부다. 법을 만드는 것이 본연의 임무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본연의 임무에 관심이 없고 정쟁만 일삼는다. 4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경제·민생법안 처리가 잇따라 무산됐고 이에 따라 긴급 소집된 5월 임시국회마저 계속 삐걱거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국민은 이런 국회의 무능·무심한 작태에 냉소를 보내고 있다.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9명(88%)은 국회의 역할 수행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국회가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20명 중 1명꼴(5%)에 불과했다. 국회에 대한 불신의 가장 큰 이유로는 '여야 합의 안 됨.싸우기만 한다.소통 안 함'(21%)이 꼽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정치권의 행태를 비판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3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구조개혁을 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한 반면 우리는 구조개혁을 해야 하는데 국회 협조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5월국회도 오는 28일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이번에도 '빈손'으로 끝날지 여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여야의 막바지 협상에 달려 있다. 여야는 개혁안 처리 무산의 원인이 됐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에 대해 타협점을 찾은 모양이다. 공적연금 문제를 다룰 사회적 기구를 구성한다는 원칙에도 합의했다. 다만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거취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또다시 민생·경제활성화법안 처리와 연계한다면 여야는 국민적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4월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 중 56건이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다.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상환부담을 덜어주는 취업후학자금상환특별법 개정안,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의무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 법안은 꼭 처리돼야 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의료법, 자본시장·금융투자업법(크라우드펀딩법) 개정안 등 이른바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들이다. 정부가 시급히 처리해주기 바라는 이들 법안은 28일 본회의에서도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이 처리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4.29 재·보선 결과를 보나 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나 국민이 정치권에 가장 절실히 요구하는 것은 민생 및 경제살리기다. 경제살리기 법안을 몇 년씩 국회에서 묵히는 것이야 말로 심각한 국정 발목잡기 행위다. 5월국회마저 빈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