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 재개하라

최경환·아소, 정경분리 공감 '중국 쏠림' 현상 바로잡아야

한·일 재무장관이 지난 23일 도쿄에서 만났다.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 국제무대에선 종종 만났지만 둘이 따로 만난 것은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정경분리 원칙에 합의했다. 또 내년에 한국에서 제7차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갖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회담 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정치, 경제는 경제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번 회담은 만남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한·일 양국은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 정상회담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이건 누가 봐도 비정상이다. 이번 회담은 향후 정상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최 부총리의 발언이다. 그는 일본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움직임에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일본은 WTO 협정에 따라 문제를 제기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에서 과도한 부분은 없었는지 점검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국제 관계에서 수입제한은 흔히 보복을 부른다. 안전에 문제가 없다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는 점차 푸는 게 좋다.

최·아소 부총리가 공동보도문에서 양국의 공통 관심사에 대한 협조를 강조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특히 엔저를 둘러싼 이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아베 정권은 전례없이 강력한 엔저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럼에도 소통 채널이 꽉 막히는 통에 우리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엔저에 관한 한 미국도 우리 편이 아니다. 앞으론 직통 채널을 통해 엔저 정책이 초래할 근린궁핍화 가능성에 대개 꾸준히 경고음을 보내야 한다.

이번 회담에서 아쉬운 대목은 통화스와프와 관련한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양국은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한때 700억달러에 이르던 한·일 통화스와프는 제로가 됐다. 이는 560억달러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와 대조적이다. 한·중 양국은 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도 개설했다. 한·일 간에는 원·엔 직거래 시장이 없다.

일본은 동아시아 패권을 놓고 중국과 경쟁한다. 그런 일본이 바로 이웃한 한국과 통화스와프 관계를 끊은 것은 정책 오류다. 한국도 대일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 외환위기 때 일본계 자금이 쑥 빠져나간 것이 위기를 악화시켰다는 게 정설이다. 엔화 통화스와프는 위기 때 요긴한 비상금이 된다. 그런 점에서 한·일 통화스와프는 윈윈 전략이다. 대일 통화스와프는 지나친 대중의존을 바로잡는 효과도 있다. 중국이 콜록거리면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는 말까지 나온다.
어느 모로 보나 쏠림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다. 내년 서울 회담에선 통화스와프 재개 합의문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