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노인 연령 70세로 상향, 방향은 옳다

대한노인회 논의 물꼬 터 빈곤율 등 부작용 줄여야

대한노인회가 노인의 연령기준을 높이는 게 옳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현재 65세에서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70세까지 올리자는 것이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고령자들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할 때 노인 연령기준을 높이는 것이 맞다는 것을 공식 입장으로 정했다. 지난 7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대한노인회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서울시는 지난 2010년 적자를 줄이기 위해 65세인 지하철 무료 승차 허용 기준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대한노인회가 반대하고 수혜 당사자인 노인들의 반발이 만만찮아 논의를 접어야 했다. 대한노인회의 입장 변화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공개적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대한노인회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본다. 단지 지하철 적자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각종 문화시설 입장료와 기초연금 등 급증하는 노인의 기초생활보장 관련 복지비를 생각할 때 문제를 풀어나가는 첫 단추라고 보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는 요원한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이미 81.9세(2013년 생명표 기준)나 되며 2년에 1년씩 길어지고 있다. 수명이 길어지면 제도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근로수명을 늘리는 대신 노인의 연령기준을 높여줘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라의 복지제도에 의존하는 기간이 너무 길어져 재정부담을 감당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초연금의 경우 심각한 재정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의 재원 규모는 올해 10조원 정도다. 노인인구는 올해 665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2030년 1200만명으로 늘어나고 그에 따라 기초연금 지급액은 53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65세 이상인 지하철.전철 무료 이용자도 연인원 7800만명에 달해 요금 인상 요인이 되고 있다.

노인의 연령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돈 때문만도 아니다. 노인들 스스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전국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78.3%가 노인의 연령기준을 70세 이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리 사회가 정신적.육체적.의학적 건강 상태에 비춰 노인으로 볼 수 없는 사람들을 과거의 틀에 얽매여 노인 취급을 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봐야 할 때가 됐다.

노인의 연령기준을 높이는 것은 사회적 충격파가 크다. 퇴직 후 연금공백 기간이 길어져 노인빈곤 문제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기초연금 수급시기와 결부돼 공무원연금 개혁보다 더 거센 반발을 가져올 소지도 다분하다. 대한노인회가 찬성한다고 해도 복지의 수혜 당사자인 노인들은 여전히 반대가 많을 것이다. 전문가와 노인단체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