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군, 살아있는 탄저균 '실수로' 오산 美 기지 등 10곳 배송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28 15:15

수정 2015.05.28 15:15

【 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군이 살아있는 탄저균을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와 미국 내 9개 주에 실수로 보내는 사고가 발생했다. 탄저균은 '공포의 백색가루'로 불리며 생물학 테러에 흔히 쓰이는 병원균 중 하나다. 이같은 위험성 때문에 미국에서는 연구목적으로 탄저균을 옮길 때도 반드시 죽이거나 비활성화시킨 상태에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 가디언 등은 스티브 워런 미국 국방부 대변인의 성명을 인용, "유타 주의 군 연구소에서 부주의로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캘리포니아와 메릴랜드 등 9개 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워런 대변인은 "탄저균 표본 1개는 한국 오산에 있는 주한미군의 합동위협인식연구소(ITRP)로 보내졌다"며 "발송된 표본은 규정에 따라 파기됐다"고 덧붙였다.

탄저균 샘플이 배송된 지역은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매릴랜드, 텍사스, 위스콘신, 델라웨어, 테네시, 버지니아 등 9개 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오산 공군기지에 있는 응급격리시설에서 탄저균 표본을 폐기 처분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이어 "훈련에 참가했던 22명의 요원이 감염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검사를 실시하고 항생제와 백신을 투여하는 등 적절한 의료 조치를 취했다"면서 "현재 어느 누구도 감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균 표본을 비활성화 상태 및 무해한 균으로 판단하고 실험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탄저균이 유출된 연구소에 조사 인력을 파견했으며 유출된 탄저균 표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탄저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체내에 침입하면 독소를 생성하고 혈액 내의 면역 세포를 손상해 쇼크를 유발, 심한 경우 기침과 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유발한다. 이후 심각한 호흡 곤란과 쇼크 증상으로 사망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발생 직후에는 탄저균이 우편을 통해 미국 정부와 언론에 전달됐으며 우편물을 취급한 집배원과 기자, 병원 직원 등 5명이 숨진 바 있다.

CNN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탄저균을 잘못 배송 받은 미 메릴랜드 주의 한 국방부 소속 연구소의 신고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그러나 발송된 탄저균 표본은 미생물 취급 규정에 따라 적절하게 포장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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