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이사람]

국제 구호개발기구 옥스팜 지경영 한국사무소 대표 "동정심에 호소하는 기부문화 변해야"

"가난의 정책적인 문제가 있고, 불공정 때문에 가난이 심화되기도 하죠. 옥스팜은 이런 부분들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하고, 직접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국제 구호개발기구입니다."

지경영 옥스팜 코리아 대표(43·사진)는 서울 자하문로 옥스팜코리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세계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나라에 옥스팜이 진출해 있고, 한국도 잠재력이 크다고 봤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서울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이 지난해 8월이니 옥스팜 코리아는 아직 1년이 채 안된 신생 기구다. 하지만 73년 전 처음 옥스팜이 설립된 영국에서는 99%의 인지도를 자랑한다고 한다.

지 대표는 "99%의 인지도를 갖는 건 한 나라의 대통령 정도나 가능하다고 하더라"며 "한국 사무소를 연 것이 조금 늦어진 감은 있지만 그만큼 한국이라는 나라를 놓고 많은 생각을 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 대표는 옥스팜에 합류하기 전 국내 한 대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며 10년 넘게 근무했다. 그러다 2009년 비영리 부문으로 옮긴 뒤 벌써 6년째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영리에서 비영리 부문으로 옮겨온 뒤 마음가짐부터 일하는 습관 등을 바꾸는 데 2년은 족히 걸렸다"면서 "국내에 들어와 있는 대부분의 비정부기구(NGO)는 마음과 사명을 가지고 일하는 측면이 있어서 적응을 못 하고 떠나는 이들도 많다. 보기와 달리 굉장히 터프한 일터"라고 전했다.

그가 최근 가장 몰두하고 있는 '러브 챌린지' 프로젝트는 옥스팜이 기부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한국에서 시도하는 플랫폼이다.

극단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동정심에 호소하기보다 물이나 식량문제, 여성문제나 재난재해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활동으로 기부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목표다.

지 대표는 "이런 플랫폼이 자리를 잡고 성과를 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하지만, 기부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 궁극적으로 기부가 생활화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 대표는 최근 케냐와 필리핀, 캄보디아에 다녀왔다. 케냐에서는 화장실, 전기가 없는 환경에서 특히 여성들의 문제에 대해 고민했고, 캄보디아에서는 오염된 메콩강 물을 끌어다 식수로 사용하는 시골 사람들을 보며 위생 문제의 심각성을 체험했다.
해당 내용은 오는 11일 밤 MBC를 통해 전파를 탈 예정이다.

지 대표는 "옥스팜은 현재 전 세계 94개국에서 구호개발활동을 하는데, 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스스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자립 프로그램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한국형 애드보커시(Advocacy.권리옹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며 "불공정이나 소득 불균형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변화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