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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후폭풍] 메르스 검사결과 '음성→양성' 번복 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14 17:40

수정 2015.06.14 22:03

감염 초기거나 바이러스 양 적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검사결과가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뀌는 일이 속출하면서 의료기관들이 음성 통보에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14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음압병상에서 치료 중인 31세 남성 K씨는 지난 6일 이후 13일까지 여섯 차례 병원 검사와 세 차례 질병관리본부 검사를 거쳐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K씨는 지난 6일 이 병원에 도착한 후 외부 선별진료실에서 37.9도로 발열증세를 보이고 지난달 26∼30일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것도 확인돼 곧바로 격리됐다.

병원은 자체검사(선별검사)를 실시해 5회 연속 음성에 해당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환자의 증상과 삼성서울병원에 노출된 이력에 주목해 격리를 해제하지 않았고 6회째 검사에서 양성 결과를 얻었다. 그 사이 질병관리본부의 검사에서도 두 차례 음성이 나온 데 이어 이날 새벽 세번째 만에 최종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한 관계자는 "수차례 검사에서 반복적으로 음성이 나왔지만 결과에 모호한 부분이 있었고 증세도 계속됐기 때문에 계속 격리치료를 하고 있다"면서 "병원에 도착한 순간부터 선별진료 후 격리했기 때문에 병원 내 노출.감염 우려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검사를 거듭함에 따라 결과가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뀌는 일은 K씨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항바이러스제와 증상치료가 잘 듣지 않아 완치자의 혈청을 주입하는 치료를 받는 평택의 경찰관(119번)이 대표적이다. 그는 선별검사와 확진검사에서 각각 양성과 음성이 나와 격리 후 해제됐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재입원한 뒤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대중교통과 지역사회에 수많은 노출자가 생겼다. 유일한 임신부(109번) 환자도 의료기관의 양성 결과와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의 모호한 음성을 거쳐 질병관리본부에서 최종 양성으로 확진된 경우다.


전라북도는 메르스 확진환자와 접촉한 지역 병원 수련의 A씨에 대해 확진검사에서 음성 결과를 얻고도 한 차례 더 검체를 채취해 음성 결과를 재확인했다. 전북도는 음성을 재확인했지만 잠복기가 끝날 때까지 이 수련의에 대해 자가격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메르스 검사 결과가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뀌는 일이 반복되는 까닭은 감염의 초기단계이거나 증상이 미약해 체내에 바이러스 양이 적은 경우 또는 객담을 제대로 채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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