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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코리아 파이널' 우승 임병진 씨 "국가대표 바텐더로 세계대회 나가요"

유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25 17:24

수정 2015.06.25 17:24

[fn 이사람]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코리아 파이널' 우승 임병진 씨

"바텐더는 누구보다 창조적인 이야기꾼이죠."

지난 18일 국가대표 바텐더를 선발하는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2015 코리아 파이널'에서 우승한 임병진 '스픽이지 몰타르' 바텐더(31.사진)는 자신의 직업을 이렇게 정의한다.

바텐더가 만들어낼 수 있는 칵테일 종류는 수백가지에서 수천가지에 달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칵테일마다 사용되는 술과 음료의 역사나 이야기를 담아 주문한 이에게 특별함을 전할 수 있으니 그의 말에 수긍이 간다. 올해로 10년차 바텐더인 그는 바텐더들의 축제 중 하나인 '월드클래스 2015 코리아 파이널'에 5번 도전한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월드클래스 2015'는 세계 50개국에서 국가대표 바텐더를 선발하고, 다시 이들이 자웅을 겨뤄 세계 최고 바텐더를 선발하는 대회다. 한국결선에서 우승한 그는 오는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여할 예정이다.
4전 5기 끝에 월드클래스 2015 코리아 파이널에서 우승한 그는 2013년과 지난해 연속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첫 참가에서 예선 3위에 올랐으니 대회와의 인연이 나쁘지 않았죠. 대회 자체를 즐기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해 2위에 오른 후 우승을 하기 위해 필요한 무언가를 고민했어요. 올해가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하니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더해지더군요."

바텐더는 바(BAR)의 셰프다. 임 바텐더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식세계화의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파이널 컷오프에서 '마티니'가 주제로 나왔을 때 그는 주저하지 않고 보드카와 냉면 육수를 접목한 '냉면 마티니'를 제조했다. 마티니와 냉면 육수의 짠맛을 잡기 위해 장식재료로 순무를 선택했다.

예선에서는 카나페와 최상의 마리아주(궁합) 칵테일을 만들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그가 선택한 것은 '푸아그라 카나페'였다. 그는 푸아그라 카나페가 와인과 어울리는 점을 주목하고 럼 베이스로 와인의 향을 빚어냈다. 그는 '론(럼)멘티코'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페인어로 열정을 뜻하는 의미에 럼을 재료로 했다는 중의적인 표현을 담은 것.

임 바텐더는 자신이 창조한 칵테일 하나하나에 특별한 이름을 붙인다. 이는 그가 바텐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스토리텔링'을 꼽는 것과 무관치 않다. 그는 "얼마나 많은 칵테일을 제조할 수 있느냐보다 주류와 음료에 대한 본질적 이해가 중요하다"며 "칵테일에 들어가는 재료부터 칵테일이 처음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은 물론 각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재해석하는 것이 바로 바텐더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임 바텐더는 소통을 중시하는 바텐더이기도 하다.
승진이나 결혼을 앞두고 들뜬 이들에게 어울리는 칵테일 한 잔과 실연을 당했거나 고민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특별한 한 잔의 칵테일은 소통 없이는 만들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대회를 위해 휴가까지 미뤘다는 임 바텐더는 우선 세계대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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