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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뉴욕증시 폭락…그리스 "IMF 채무 디폴트할 것"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30 07:08

수정 2015.06.30 07:08

유럽과 뉴욕증시가 29일(현지시간) 폭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년여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리스는 30일 만기인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15억5000만유로를 갚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30일이 마감시한은 아니라면서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가 7월 5일 구제금융 관련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디폴트와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탈퇴(그렉시트) 우려가 고조됐고, 아시아 증시에 이어 유럽, 뉴욕 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CNBC는 그동안 그리스 사태를 무시했던 뉴욕증시가 이제 그 대가를 치른다고 표현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주말보다 350.33포인트(1.95%) 하락한 1만7596.35로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S&P500 지수는 43.85포인트(2.1%) 급락한 2057.64로 밀렸다. S&P500 지수 낙폭은 지난해 4월 이후 최대수준이다.

나스닥 지수 역시 122.04포인트(2.4%) 내린 4958.47로 마감했다.

앞서 마감한 유럽증시는 낙폭이 3%를 넘었다.

유로존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가 1.97% 하락해 비교적 선방한 반면 프랑크푸르트 닥스30 지수는 3.56% 급락한 1만1083.20, 파리증시의 CAC 40 지수는 3.75' 폭락한 4869.82로 주저앉았다.

시장 불안으로 대체 투자수단인 금은 0.5% 올랐다.

웨드부시 증권의 주식거래 책임자 이언 위너는 "투자자들이 갑작스런 사태전개에 점점 초조해지고 있다"면서 "더 급격한 매도세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리스는 국민투표일인 5일까지 시중 은행들의 영업을 중단시켰고, 중앙은행은 해외송금을 금지했다. 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한 하루 인출한도는 60유로로 제한됐다.

그리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0일 만기인 15억5000만유로를 IMF에 상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은 또 떨어졌다.

신용평가사 S&P는 그리스 장기 국채 신용등급을 'CCC'에서 'CCC-'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전망도 '부정적'이라고 밝혀 추가 강등을 예고했다.

S&P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50%라고 전망했다.

신용등급 강등 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채권단이 "희망을 쓸어버리려 한다"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국민투표에서 '반대'에 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그리스 사태가 기대와 달리 강한 충격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자들의 불안이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를 높여 달러 강세와 이에따른 수출둔화, 미 경기 둔화를 부를 수 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로존 주변부 국가로 위기가 환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가 디폴트와 그렉시트 수순을 밟으면 유로존은 '일단 가입하면 함께 계속한다'는 명제가 흔들리게 되고, 이는 약한 고리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시장 불안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WP는 급격한 자본이탈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불안하게 만들고, 이같은 불안감은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은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 할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오르기는 했지만 충격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주말대비 0.036%포인트(36bp) 오른 2.406%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쓰비시 UFJ 유니온 은행의 크리스 럽키 전무는 분석노트에서 "지금까지의 뉴스로는 위기 전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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