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한국면세점 경쟁력 키울 사업자 선정해야

지난주 세미나가 있어 약 2년 만에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는 마치 중국에 온 듯하다는 지인들의 말이 모두 거짓말인 것처럼 요우커들은 없었고 내국인 관광객들만 눈에 띄었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제주공항 면세점은 주말인데도 여유 있는(?) 아이쇼핑이 가능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요우커 등 외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서울 소공동의 롯데면세점은 메르스 충격파가 미치기 시작한 지난달 둘째주 이후 예약취소와 함께 요우커들의 발길이 자취를 감추면서 6월 매출이 30%나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7월'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7월은 아예 예약손님이 없어서 50% 이상 격감할 것으로 우려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사스 당시 처음으로 성장이 멈춘 이후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서울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내주 후보업체들의 프레젠테이션(PT) 일정이 확정되면서 이르면 10일 대기업 2곳, 중견·중소기업 1곳의 신규 서울시내면세점 사업자가 결정된다.

재계는 사활을 걸고 막판 홍보전을 뜨겁게 펼치고 있다. 제3자인 기자도 과연 어느 업체가 선정될지 마치 월드컵 우승국 맞히기처럼 흥미롭다.

일각에서는 면세점 사업이 무슨 국가 운명이 걸린 중대사인 것처럼 온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사력을 다해 싸우는 과열 양상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흑색선전, 비방이 일고 정치권에서는 한건주의식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예를 들면 몇몇 기업은 중기청이 정한 중견기업의 범주에 해당되는데도 한쪽에서는 이를 대기업이 위장해서 허가를 신청한 것처럼 몰아가고 일부 정치권은 아니면 말고 식으로 발언한다. 극단적 포퓰리즘의 하나다.

이제 면세점시장은 더 이상 국내 기업 간 경쟁구도가 아니다. 일본, 중국은 물론 대만, 싱가포르 등 우리 주변국들은 면세점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면세점 경쟁력을 높여 외국인 관광객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려는 정책이다. 즉, 우리 면세점의 경쟁상대는 해외면세점이고 총성 없는 국제전쟁 중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확인했듯이 '황금알을 낳는다'는 면세점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기업, 정부 그리고 일반 국민들도 모두 냉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남은 기간 일주일. 정치권은 간섭성 발언으로 선정과정에 영향을 미치면 안된다. 후보 기업들도 흑색선전이나 비방으로 여론을 호도하거나 잡음을 일으켜서는 안된다. 선정 후에는 정부 결정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부도 잡음을 우려해 PT 직후 곧바로 사업자를 발표키로 했다. 정부도 서울시내면세점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기 때문에 선정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면세점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키지 않으면 자칫 관광객을 주변국들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향후 수년 내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글로벌 면세점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 있는 사업자를 이번에 뽑아야 한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 생활경제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