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국정 난맥상 언제까지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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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회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국정은 난맥상 그 자체다. 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고 대통령 영(令)도 서지 않는다. 대통령이 사태의 핵심에 있다보니 중재할 사람도 없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집안 싸움은 점입가경이다. 경제도 어렵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도 진정되지 않았는데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과연 집권능력이 있는지 묻고 싶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불신임당한 유승민 원내대표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형국이다.

박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 사이에도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행정부와 입법부 수장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일 멕시코·인도네시아·호주 등 3개국 상원 의장들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둘의 관계가 단적으로 드러났다. 이 자리에 정 의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당초 오찬으로 추진되다 접견으로 바뀌어 정 의장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들 세 나라 의장은 정 의장이 초청했다. 초청자를 빼놓고 부른다는 게 영 어색하지 않은가.

요즘 새누리당의 풍경은 더 한심하다. 콩가루 집안이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그제 열린 최고위원회는 난장판을 연상케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사달을 일으켰다. 김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고 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이 재반박을 시도하려하자 김무성 대표가 "회의를 끝내겠다"며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학용 비서실장은 김 최고위원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어른스럽지 못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이번 사태는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가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 나머지는 모두 3자다. 내 일이 아니라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정의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 그 맥락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으로 나뉘어 세 대결을 펼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없다. 양측이 싸움을 하면 할수록 당은 수렁으로 더 깊이 빠져들 것이다. 국민 앞에서 더 이상 추태를 보이면 안 된다. 국민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은 유 원내대표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유 원내대표가 문제의 심각성을 모를 리 없다.
정치인이기 때문에 향후 진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게다. 우선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정이 집안 싸움에 발목잡혀서야 되겠는가. 모두 반성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