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메르스 후폭풍, 국내여행으로 극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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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으로 많은 국민들이 커다란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급감과 내국인의 여행 자제 분위기로 관광업계가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27만명이었는데, 올해 6월에는 전년 대비 40% 이상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을 경험한 홍콩, 대만 등 일부 지역에서의 방한은 전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문제는 메르스로 인해 7~8월의 방한 예약이 취소돼 관광객 감소는 몇 달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내국인의 여행수요 위축은 세월호 사건의 여파보다 심각하다고도 한다. 메르스 발생으로 국내 관광업계는 그야말로 고사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관광소비는 관광목적지의 이미지에 영향을 받기 쉬운데, 메르스 같은 질병이나 재난으로 인해 훼손된 이미지는 소비자의 뇌리에 생각보다 오래 남아있게 된다. 쓰나미를 겪었던 일본의 사례를 보면, 지난 2010년 외국인 방문자가 860만명이었으나 방사능 유출 사건이 발생한 2011년에는 620만명으로 240만명(약 28%)이나 줄어든 것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방한 관광객이 1420만명이었는데, 20%인 280만명이 줄어들 경우 국내 관광업계가 입을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2013년도 방한 외래관광객의 1인당 소비액이 1199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관광객 280만명이 감소할 경우 3조원 이상의 관광외화수입이 날아가게 된다. 여행사, 호텔, 쇼핑센터, 렌터카 등 관광업계는 그야말로 심각한 불경기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관광업계가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제조업 분야에서 내수가 중요하듯 관광산업에서도 내수 진작 외에 특별한 단기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가족끼리 이동하는 차량, 열차 안, 호텔, 리조트, 펜션 등등 여행과정에 지나게 되는 그 어느 장소도 메르스 감염지역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여행의 대부분은 일상생활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이뤄진다. 이제는 메르스 환자 발생도 멈췄으며,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여행을 주저할 이유는 전혀 없을 것이다.

굳이 관광업계의 어려움을 풀어준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를 위해서, 내 가족을 위해서 여행을 떠나라고 강조하고 싶다. 개인적인 모금, 기부, 성금 등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 틈만 나면 떠나면 된다. 국립공원에, 농촌마을에, 휴양림에, 놀이공원에, 공연장에 가는 자체가 관광업계에 대한 기부요 성금이다. 따라서 지금 떠나는 여행은 나를 위한 여행이지만 결국은 모두를 위한 '착한 여행'이 되는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정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외국인 유치를 위한 100일 작전에 착수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내국인의 국내 여행은 국민 각자가 동참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우리나라는 과거 금 모으기 캠페인을 통해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
지금 상황에서 여행을 떠나는 것은 금 모으기 캠페인에 동참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주말도 좋고, 휴가면 더더욱 좋다. 당장 떠나보자. 전 국민이 동참하는 여행 떠나기 캠페인, 메르스 후유증은 금방 사라지지 않을까.

이재성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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