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풀죽은 경기, 기업인 사면 필요하다

朴대통령 대상자 검토 주문.. 불황탈출 기폭제로 삼아야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사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광복 70주년을 대한민국의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어야 하겠다"며 사면의 범위와 대상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적 요건을 갖춘 재계 총수를 대상으로 사면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특별사면권의 엄격한 제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임기의 절반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딱 한 차례 사면권을 행사했다. 지난해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생계형 사범에만 국한해서다. 그러던 박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인이라고 특혜도 안 되겠지만 역차별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그 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리스트 파문이 터졌을 때 "경제인에 대한 사면은 납득할 만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한발 물러났다. 이러던 박 대통령이 다시 사면 카드를 꺼냈다. 그만큼 경제가 어렵다는 뜻이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엔 한계가 있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재정.통화정책은 잘해야 마중물 역할에 그친다. 결국 자금력이 풍족한 기업이 나서야 한다. 불행히도 우리 기업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째 투자 활력을 잃었다. 여기엔 내부적으로는 기업과 기업인을 냉소적으로 보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한몫했음을 부인키 어렵다.

기업들도 경제 재도약의 모멘텀을 얻으려면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야 한다. 예정된 대규모 투자계획은 가급적 앞당겨 실행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도 내놔야 한다. 신규 채용도 늘려야 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화해야 한다. 얼마 전 임금인상분 20%를 협력사와 공유하겠다고 밝힌 SK하이닉스처럼 대기업들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좋든 싫든 한국 기업은 오너 중심 체제다.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결정권은 오너가 행사한다. 특히 총수가 수감된 기업들은 장기적 생존전략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미래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 현재 30대 그룹 가운데 형량이 확정됐거나 재판에 계류 중인 오너는 12명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은 4년여의 선고 형량 중 절반가량을 넘겼다.

현실적으로 오너 회사에서 총수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좋은 사례가 한화그룹이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승연 회장이 삼성과의 '빅딜'을 성사시키는 등 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 한화와 재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렇다고 기업인들에게 특혜성 사면을 베풀자는 것은 아니다.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고 충분히 반성을 했다면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기업인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결국 나라경제에도 손해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