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창조농생명과학대전 가보니

스마트폰으로 양봉, 드론으로 농약 뿌려

이양호 농촌진흥청 청장(왼쪽 첫번째)이 '2015 창조농생명과학대전'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왼쪽 세번째)에게 우수품종상을 받은 품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업=1차산업'이라는 공식은 옛말이 됐다. '2015 창조농생명과학대전'에서 확인한 농업은 '미래 먹거리' 산업의 한 축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4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개최한 이번 행사는 찜통더위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씨를 뿌리고 나면 수확은 하늘에 맡기는 것'이라는 상식을 깨뜨린 국내 72개 기업, 이스라엘과 중국의 17개 기업이 이날 행사에 참여해 각자의 기술을 자랑했다.

눈에 띄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그중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기업이 있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을 농업과 접목한 혁신 사례가 적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PC를 이용해 양봉 현장을 원격점검하는 기술을 개발한 씨에스라는 기업도 그중 하나다. 벌통 내에 센서를 장착해 온도, 습도,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중량 등을 체크하고 이를 분석해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격점검 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말벌 등 해충의 침입에 대응할 수도 있게 했다.

이뿐 아니다. CPS글로벌이라는 기업은 영상기술을 통해 축산농가에 혁신을 가져올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영상장치를 설치해 암소의 특이행동(발정)을 분석해낸다. 이를 통해 인공수정 적기를 탐지하는 솔루션을 농가에 제공할 수 있다. 통상 암소가 발정기를 놓치면 다시 21일을 기다려야 한다.

이중호 CPS글로벌 대표는 "암소 50마리를 기준으로 발정기 3회를 놓치게 되면 축산농가 입장에선 사료비로만 연간 1800만원을 손해보게 된다"며 "우리나라에 약 1만3000가구가 50두 이상의 소를 키우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연간 약 2340억원의 국가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CPS글로벌은 지난해 대한민국 창조경제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행사에선 각 대학의 연구 결과가 산업화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았다. 경상대 공일근 교수의 OPU(Ovum Pick-up) 기술도 이 자리에서 소개됐다. 자연적으로 소실되는 우수 한우의 난자를 채취해 수정란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수정란 이식 시 수태율은 52%로 연간 한우 출하마릿수(약 70만마리)의 10%만 적용해도 매년 약 2조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공 교수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최고급 한우 시장이 넓어진 상황에서 OPU 기술을 활용한다면 국외 최고급육 쇠고기 소비시장 개척으로 FTA 시장개방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과 자동차는 수출하되 먹거리는 수입하는 현재의 대한민국 산업구조 변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면 과장일까.

농업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은 이뿐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제일종묘농산의 항암배추, 항암쌈채 등은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회사의 항암배추는 항암성분인 베타카로틴이 일반배추의 442배에 달한다. 건강에 대한 인류의 관심이 멈추지 않는 한 이 같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밖에 세기교역상사가 개발한 농업용 드론이나 무성항공의 농업용 무인헬기는 무인약제살포를 가능케 한다.
박지훈 무성항공 팀장은 "농업용 무인헬기를 사용하면 약 3만3057㎡(약 1만평)의 농지에 골고루 농약을 뿌릴 수 있다"며 "이미 240대가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은 더 이상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날 개회식에 참석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번 창조농생명과학대전이 우리 농산업체와 농업인에게는 국내외 첨단기술에 대한 정보를 습득해 농업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출경쟁력을 제고할 뿐 아니라 농업을 첨단화·과학화하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