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5·24조치 이제 풀 때 됐다

지령 5000호 이벤트
재계, 대북교류 새원칙 제시.. 대화 재개에 역량 집중해야

경제계가 광복 70년, 남북 분단 70년을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의미 있는 화두를 던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일 남북경제교류 세미나를 열고 남북 간 경제교류의 판을 키울 신(新)5대원칙을 제시했다. 남북한 당국 간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남북 상호간 상생의 틀 속에 북한 주도의 북한경제개발을 이루자는 내용이다. 남북한 장점을 반영한 산업구조를 만들고 주변국의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내 동북아경제권을 형성하자는 내용도 담았다. 당근과 채찍을 앞세운 과거 정치 중심의 낡은 대북정책에서 벗어나 바뀐 시대상황에 걸맞게 상생의 경제교류 활성화를 통해 꽉 막힌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자는 의미다.

전경련은 앞서 1995년 남북경제협력 5대원칙을 밝힌 바 있다. 그 후 20년이 지나는 동안 중국의 경제대국 부상과 북.중.러 접경지역 개발, 북한의 시장개방화 등 북한을 둘러싼 주변정세가 많이 바뀌었다. 이번 새 5대원칙은 이런 흐름을 반영했다.

남북관계는 1990년대 후반 금강산관광에 이은 개성공단 개발 등으로 잘 나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 당시인 2010년 서해상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급격히 얼어붙었다. 급기야 북한 방문, 남북 간 교역, 대북투자를 금지한 5·24조치가 내려졌다. 개성공단을 제외하고는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 자체가 완전히 차단됐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지만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되레 경제교류 단절로 이어졌고 이것은 다시 남북관계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초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통일대박론을 앞세우며 남북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였다. 정부는 이 비전에 따라 작년에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실질적인 추진동력도 갖췄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여전히 한 치의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경색국면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남한이나 개혁.개방을 꾀하는 북한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 대통합과 경제발전을 위해 특별사면을 단행하겠다고 천명했다. 국민 대통합과 함께 한반도 대통합을 이루는 것도 시대적 소명이다. 그것은 바로 남북 간 인적·경제적 교류와 대북투자의 족쇄인 5·24조치를 푸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근간은 남북대화 재개다. 정부가 남북대화 재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내달 15일 광복 70주년 만큼 좋은 타이밍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