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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패션위크, 소통이 필요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16 17:25

수정 2015.07.16 17:25

[기자수첩] 서울패션위크, 소통이 필요하다

올해로 16년째 이어져온 서울패션위크가 삐걱거리며 잡음을 내고 있다.

지난 5월 서울디자인재단이 정구호 휠라코리아 부사장을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으로 임명하면서부터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패션위크 행사 규모와 예산을 반영해 참가비를 700석 기준 25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1000석 기준 4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서울패션위크 참가 자격도 '사업자 대표 또는 공동대표인 디자이너만 신청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제출서류에는 매장 임대계약서와 PR 실적이라는 항목도 신설됐다.

이에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는 오는 10월 열리는 서울컬렉션에 불참을 선언하고 강력 반발했다.


이후 디자인재단 측에서 패션디자이너들과 간담회를 했지만 견해차만 재확인하는 자리로 그쳤다. CFDK 회장인 이상봉 디자이너는 "소통 없는 일방적인 진행은 패션계의 자유로움을 해칠까 우려된다"며 "주최 측인 서울디자인재단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참가 자격과 요건에 대해 일부 수용할 수 없어 조율을 원하지만 현재까지도 소통이 불가한 상태"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이상봉 디자이너를 비롯한 CFDK 소속 일부 디자이너는 이번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패션디자이너를 '선생님' 반열로 올리기 위해 지난 긴 시간을 바친 일부 원로 디자이너의 노력과 목소리가 관의 새로운 정책으로 뭉개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서울은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만 루이비통, 샤넬, 디올 등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들이 앞다퉈 서울에서 패션쇼와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서울시가 주최하는 서울패션위크의 성숙도는 어느 정도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서울패션위크를 두고 디자이너단체와 서울시의 주도권 싸움은 반복됐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패션행사가 언제까지 주도권 다툼만 반복해야 하는지 답답하다.

서울시도 서울패션위크를 뉴욕, 런던, 파리, 밀라노 등 세계 4대 컬렉션 반열에 올리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은 한국패션을 문화를 넘어 산업으로 발전시켜갈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시점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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