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증시 신뢰 좀먹는 정보 사전유출

주식시장에 잊을 만하면 한번씩 정보 사전유출 의혹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결과가 발표된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얘기다. 이번에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주가가 결과 발표 전부터 이상 급등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보통 하루 거래량이 2만주였던 종목이 문제가 된 날에는 80만주 이상 거래됐다. 이 결과 관세청 등 금융감독 당국이 자체 조사에 돌입했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투자경고 종목 지정이 예고된 상태다.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당시에도, 합병발표 전일 해당주식 거래량이 약 47만주를 기록했다. 이는 그 전 거래일의 거래량인 약 6만주보다 8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거래량이 갑자기 급증한 그날, 주가도 7% 가까이 올랐다.

2013년에는 CJ E&M 직원이 기관투자가에게 회사 실적 정보를 미리 알려줘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지면서 3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들은 회사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정보를 미리 얻은 뒤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했다.

일련의 사전 정보유출 사건에 대한 후폭풍은 생각보다 더 심각할지 모른다. 최근 해당 종목에 대한 거래성향이 상당부분 투기성을 갖다 보니 무리한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기 때문이다.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것이 호재임에는 분명하지만 이 사실에 걸맞은 주가의 상한선은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는데, 최근 거래동향을 보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같다. 여유자금으로 투자한 사람들은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자칫 주가가 떨어졌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사태를 초래해 자본시장의 안정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가장 확고한 신뢰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 바로 주식시장이기 때문이다.
돈이 오가는 주식시장이 한번 신뢰성을 잃게 된다면 지금까지 구축해 놓은 기반을 모두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내 돈이 누군가의 잇속을 채우는 데 이용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반칙이라도 해서 조금 더 돈을 불리고 싶겠지만 이런 식의 반칙은 결국 자본시장의 건전함을 저해하고, 시장을 떠나는 사람만 양산할 뿐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