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직업전문학교 인식 바뀌어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16 17:26

수정 2015.07.16 17:26

[특별기고] 직업전문학교 인식 바뀌어야

기술보다 학력 중심의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청년백수 100만명 시대를 불러왔다. 교육정책의 자업자득이다.

지난해 1월 유럽순방 때 박근혜 대통령은 스위스 베른상공업직업학교에서 "학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능력을 중요하게 인정하는 나라가 돼야 희망이 있다"고 말해 직업학교의 중요성이 전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선진국의 직업학교는 우리의 직업전문학교와 다소 차이는 있지만 근본은 유사하다. 이후 관계부처에서는 창조교육과 직업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직업전문학교는 청년백수시대에 청년실업 해소에 큰 공을 세웠지만 각종 제도적 지원에서 소외돼 왔다.


직업전문학교 재학생들은 타 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불우한 환경에 처한 학생이 많다. 이들은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진 학생들로, 방치하면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아이들이다.

직업전문학교는 이러한 학생들을 받아서 훌륭한 인성과 능력을 갖춘 국가의 소중한 산업전사로 육성해 사회에 진출시키고 있다. 직업전문학교는 국가평생교육진흥법에 의해 2년 만에 학사학위까지 취득이 가능하다. 서울호서전문학교의 경우 2014년 컴퓨터정보과 졸업생 중 10명이 학사학위를 받았다.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자격증 학점 인정 기준에 의해 취득한 자격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2년 만에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컴퓨터정보과 J군의 경우 2년 동안 정보처리산업기사,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컴퓨터운영사, 독학사 등 4개 자격을 취득해 56학점을 이수해 2년 만에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까지 했다. 일부 학생들은 대학원 진학도 준비 중이다. 기업은 원하는 실무자격을 구비한 인재여서 좋고, 부모나 본인은 2년 만에 학사학위까지 받아서 바로 취업이 되고, 국가는 청년실업 문제까지 해결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직업전문학교가 이렇게 좋은 제도인데도 현실에선 차별대우를 받고있다. 우선 직업전문학교는 학자금 대출이 안된다. 둘째,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없다. 셋째, 비영리재단법인임에도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넷째, 직업전문학교 입학을 희망하는 유학생에게 비자 발급이 안된다. 현실에선 직업전문학교가 국가 발전과 청년실업률 감소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 고위층에선 학위보다 능력이 중요한 사회로 변화시키려고 하는데도 실무 관료들은 직업전문학교에 대한 생각이나 가치인식을 바꾸지 않는 것 같다. 근래 들어 정부의 각종 재정적인 혜택을 받는 우월한 입장에 있는 대학은 직업전문학교에서 애써 양성한 유능한 교수들까지 뺏어가고 있다.
공들여 양성한 교수들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하는 직업전문학교 육성자들은 하소연조차 할 곳이 없다.

졸업 후 백수가 되는 '졸백'이 아니라 100% 취업이 되는 '졸백'이 직업전문학교를 통해 가능한데도 제도권 대학들과의 차별대우를 언제까지 계속 받아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관심을 끌어 동일한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정책 당국이 시기를 놓쳐 뒤늦게 후회하지 않을까 직업전문학교 종사자로서 걱정이 앞선다.
이제 정책당국도 변화를 받아들일 때가 되었건만.

김영덕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학사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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