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美 대선 흥미진진한 반전 드라마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열기가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열풍의 진원지는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다. 그는 얼마 전 공화당 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쉬지 않는 '막말'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계 이민자들에 대해 '살인자' '강간범' 등의 표현을 써가며 논란을 일으킨 뒤 미 국민들로부터 '전쟁영웅'으로 통하는 같은 공화당 소속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에 대해 "(매케인은) 전쟁영웅이 아니다. 포로로 붙잡혔기 때문에 전쟁영웅이라는 것인데 나는 붙잡히지 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말해 비난을 사고 있다.

한국도 트럼프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트럼프는 선거유세 도중 사우디아라비아를 거론하면서 "사우디는 하루 10억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음에도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고 있다"며 한국 또한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면서도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아닌 제3당 후보로 출마 가능성도 공개 거론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제3당 후보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만약 내가 공화당 경선에서 질 경우 그렇게 할 것을 많은 사람이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 실례다.

정말 스스로 자신이 한 말을 철통같이 믿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한 일종의 '쇼'인지는 트럼프 자신만이 알고 있겠지만 일단 홍보 효과는 만점에 가깝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 중 24%의 지지율을 기록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본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12% 지지율보다 무려 두 배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물론 트럼프의 인기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정계 인사들은 트럼프의 '막말 효과'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지지율은 곧 내리막길을 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 워싱턴 정가 분석가들은 내년 대선 본선은 공화당의 '젭 부시' 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으로 결정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부시 가문과 클린턴 가문이라는 '이름값'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지만 두 후보의 자금모금 역량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돈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대통령선거에서 자금은 곧 승리를 의미한다. 힐러리 클린턴 진영에 따르면 지난 4월 대선출마를 선언한 후 3개월간 총 4500만달러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뒤 첫 3개월간 모았던 4190만달러의 최고 기록을 갱신한 액수다.

부시 역시 자신의 아버지와 형을 지원했던 슈퍼팩을 활용해 올여름 1억달러를 모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코커스) 등 주요 지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 후보가 공화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모두 패했다는 점이다.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오와와 콜로라도, 그리고 버지니아주의 후보별 가상대결에서 클린턴 후보는 공화당의 부시,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그리고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 등 3명에게 모두 졌다.

민주당 경선은 이미 굳혔고 본선에서도 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클린턴의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앞으로 2016년 미 대선이 열리기까지는 약 15개월이 남았다. 반전에 반전, 또 반전을 거듭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15개월동안의 과정에서 과연 후보들끼리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jjung72@fnnews.com 정지원 뉴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