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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건강 주치의] 정광윤 고려대 안암병원 갑상선센터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28 18:06

수정 2015.07.28 22:32

"갑상선암 크기보다 발병 부위가 중요해"


[우리집 건강 주치의] 정광윤 고려대 안암병원 갑상선센터장

"갑상선암은 크기보다는 어디에 발생했느냐가 중요하다."

정광윤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갑상선센터장·진료부원장·사진)는 갑상선이 기도나 식도와 가깝기 때문에 암이 어느 부위에 있느냐에 따라 치료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 갑상선암은 1cm미만의 암에 대해 1년 넘게 논란이 되고 있다. 2014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 발생한 22만4177건의 암 중 갑상선암이 4만4007건(19.6%)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갑상선암이 1cm 미만 환자의 수술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나.

▲갑상선암 논란은 개원가에서 더 심했다. 대학병원의 경우에는 이미 개원가에서 검사를 한 후에 수술을 어느정도 결심하고 오는 환자가 많아서 크게 고민한 적은 없다.

5mm 미만이면 일단 지켜보는 게 좋다. 하지만 5mm~1cm 사이인데 모양이 이상하면 환자와 의견을 나눈다. 사실 이 부분은 굉장히 판단이 힘들다. 전체 사망률이 0.1%에 불과하더라도 환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사망하면 사망률 100%이기 때문이다.

―갑상선 종양에서 암 발생 비율은

▲갑상선은 목 부분에 나비모양으로 양쪽에 있는 장기다.이 곳의 호르몬은 태아의 성장 및 발육에 필수이고 어른이 된 후에는 산소소모 및 열생산을 조절해 몸의 기초대사를 유지시킨다. 또 심장의 수축 및 박동수와 적혈구의 생성을 증가시키며, 각종 호르몬 및 약물의 전반적인 대사를 도울 뿐만 아니라 골대사를 자극해 골 형성과 골흡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인구 5%에게 만져지는 혹이 있다.정밀 검사를 해보면 30~40%정도 갑상선 결절이 발견된다.혹이 발견됐다고 다 암은 아니다. 약 1~2%정도만이 갑상선암(악성종양)이다.

―갑상선암의 크기에 대한 논란은 왜 생긴 것인가

▲2008~2012년 기준으로 갑상선암의 5년 상대 생존율(해당 기간 중 발생한 암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 추정)은 남녀 전체 100.1%였다.이 때문에 다른 암과 달리 10년 생존율을 따지는 암이다. 2003~2007년 기준으로 10년 생존율이 99.2%다.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아도 약 1~5%에 이르는 미분화암과 수질암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갑상선암인 유두암과 여포암은 매우 천천히 진행되며 치료도 쉽기 때문이다. 또 갑상선암은 다른 곳에 전이가 돼도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하지만 발생 부위가 중요하다.

―발생 부위가 왜 중요한가

▲갑상선 부근에 식도나 기도 쪽에 암이 생겼다면 조금만 침범해도 다른 장기에 옮게 된다. 2~3cm만 자라도 갑상선암은 바깥쪽으로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갑상선에만 암이 있을 때는 수술로 쉽게 제거된다. 하지만 바깥으로 삐져나온 암을 치료하려면 치료계획이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식도 쪽으로 나와 잘라내면 메우기 위해 이식도 필요하다.신경 쪽에 침범하면 신경이식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조금만 바깥으로 나와도 1기가 아니라 위험한 4기로 바로 진행될 수 있다.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기존에는 목의 앞부분을 절제해 수술했다. 최근 갑상선암 수술은 여성의 비율이 80%이므로 흉터를 최소화하는 내시경수술이나 로봇수술을 실시하는 경우도 많다.

내시경 수술은 암 크기가 1㎝ 이하고, 림프절 등에 전이가 없을 때 적용한다. 내시경과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가슴과 겨드랑이 주름을 따라서 혹은 머리카락 선의 안쪽, 구강을 통해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다학제 진료를 많이 하고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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