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최근 증설 마친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29 17:06

수정 2015.07.29 17:06

전기차 3만대 공급 가능한 700㎿h 생산 설비 확보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에서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자동차 쏘울 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 EV200, ES210의 공급물량 증가에 따라 이달 초 생산 설비를 2배 증설 완료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에서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자동차 쏘울 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 EV200, ES210의 공급물량 증가에 따라 이달 초 생산 설비를 2배 증설 완료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 서산(충남)=정상희 기자】 흡사 커피 가루 같은 원재료를 끈적한 액체 '슬러리' 형태로 만든다. 각각 양극과 음극 역할을 하는 얇은 종이 형태의 알루미늄, 구리 호일에 슬러리를 양면으로 '코팅'한다.
코팅을 마친 뒤에는 수분을 말리는 건조 과정을 거친 뒤 일정한 크기로 동일하게 잘렸다. 종이 모양으로 잘린 양극과 음극성의 물질을 양극·음극을 엇갈리게 한장씩 차곡차곡 쌓아 팩에 담는다. 전해액을 넣고 압축하는 과정까지 거치면 두께나 크기가 '아이패드'를 떠올리게 만드는 은색의 파우치 타입 배터리팩이 됐다. 14일에서 20일 정도 걸리는 이 같은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배터리팩은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레이를 기준으로 50암페어짜리 88개가 들어간다. 이는 200㎏정도의 무게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가속 페달'

29일 방문한 충남 서산시 지곡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은 이달 초 증설을 완료한 새 생산라인이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24시간 쉬지 않고 자동으로 다음 공정으로 전달되는 거대한 라인을 따라 전기차 배터리가 만들어졌다.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쏘울 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V200, ES210에 대한 공급물량 증가에 따라 이번에 생산 설비를 2배 증설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증설된 라인은 현재 100% 가동률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증설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서산 공장은 기존 연간 1만5000대 분량(300㎿h)을 생산하던 것에서 그 2배인 전기차 3만대에 공급 가능한 수준(700㎿h)의 설비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기존 대전 기술원 내 100㎿h를 포함, 총 800㎿h의 생산 설비를 갖추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급 전기차 2700여대 중 절반 이상에 장착됐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해 1월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APEC 행사 차량으로 선정된 베이징자동차의 'ES210'과 베이징시 택시 및 일반 판매용 차량으로 활용중인 'EV200'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김유석 배터리 사업부장(상무)는 "중국이 오는 2020년까지 50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하며 전세계 30% 이상을 점유하는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본다"며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발판으로 오는 2017년 중국 내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미래 먹거리 확보·기술 영토 확장 기수로

전지의 기본 형태를 완성하는 '전지동'과 4차례의 충전과 방전을 통해 전지를 활성화시키는 '화성동', 최종 완성품으로 만들어 내는 '팩(pack)동'으로 이뤄진 서산 공장은 23만1404㎡ 부지에 연면적 약 5만6198㎡ 규모다. 그 중 첫번째 공정이 이뤄지는 전지동의 한쪽 벽면에는 '모든 자동차가 우리 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SK 배터리 team은 계속 달립니다. 나도 같이 달리겠습니다'라는 최태원 회장의 친필 서신이 걸려 있다.
SK그룹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서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시장을 핵심에 놓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 게다가 정철길 사장이 올해 초 SK이노베이션 CEO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투자 결정한 사업이 서산 배터리 공장 증설 사업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증설을 통한 공급량 증가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김 상무도 "올해 말까지 2만대 분량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2013년에 비해 4배 이상 많아진 생산량이 보여주는 성장 속도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