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롯데 불안한 지분구조] 일분일초가 긴박한 롯데家 '키포인트 5'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29 17:52

수정 2015.07.29 22:37

▲29일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귀국을 기다리는 취재진들. 사진=김범석 기자
▲29일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귀국을 기다리는 취재진들. 사진=김범석 기자

결국 이번 롯데그룹 '형제의 난' 종식을 위해서는 한·일 통합롯데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 지분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입장에서도 경영권 탈환을 위한 마지막 카드는 '광윤사'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한·일 전체 롯데그룹은 크게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한.일 롯데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형성된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광윤사의 최대주주로 지분 50% 상당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이 여전히 후계구도의 최종 결정권을 손에 쥐고 있는 것도 바로 광윤사 지분이 근거가 된다. 관련기사☞ 보러가기■ 1. 광윤사 누가 잡나
광윤사 잡는 사람이 그룹 단독경영권 장악

롯데그룹 지주사의 지주사 격인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27.65% 갖고 있고,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호텔 지분의 19%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이 28%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장자재 판매업체로 지난 1967년 설립된 광윤사는 롯데그룹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매출 500억원 정도에 직원 수 3명의 소규모 회사다. 일본의 롯데 계열사들은 모두 비상장사로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비상장사의 주주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결국 신 총괄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광윤사를 누가 장악하느냐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단독 경영권의 관건인데, 한 살 터울인 두 형제가 각각 29%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최근 들어 신 총괄회장이 광윤사 지분을 모두 증여해 3%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는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측은 "광윤사 지분율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지분은 롯데홀딩스뿐만 아니라 광윤사(5.45%)도 일부 갖고 있다.

한편 신 총괄회장이 대부분 대표를 맡고 있는 L투자회사들은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11개로 나눠 갖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투자회사도 향후 롯데그룹의 '원톱' 경쟁에 '조커 카드'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광윤사와 L투자회사의 지분을 언제 어떤 경로로 확보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 2. 신동빈은 내부단속
"기업가치 가족문제로 흔들려선 안돼" 메시지

"롯데가 오랫동안 지켜온 기업가치가 단순히 개인의 가족문제에 흔들려서는 안될 것입니다. 저는 롯데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내부 인트라넷용으로 이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발송했다. 갑작스러운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임직원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메시지에서 신 회장은 "갑작스럽게 알려진 일련의 사건들로 많이 놀라셨을 것"이라면서 "롯데는 한마음으로 롯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과 롯데를 신뢰하는 주주 여러분의 것이고, 더 나아가 롯데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국민 여러분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제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님이 '기업보국(企業報國)'이라는 기치 아래 폐허가 된 조국에 꿈과 희망을 심겠다는 큰 뜻을 품고 키워온 그룹"이라면서 "저 역시도 이러한 아버지의 뜻에 따라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공동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활동을 펼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롯데가 오랫동안 지켜온 기업가치가 단순히 개인의 가족문제에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저는 오늘날의 롯데를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롯데는 앞으로도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3. 신동주의 반격은?
표대결 적수 안되지만 아버지 힘 얻을땐 위협적

이날 밤 늦게 한국을 찾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움직임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신 전 회장이 반격에 나설 수도 있고, 신격호 총괄회장 등을 만나 롯데그룹 후계 구도에 대한 가족 논의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1차 쿠데타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아버지 신총괄회장이나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에게 지원요청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신 전 회장은 이번 경영권 확보 시도가 좌절된 데 대해 수용할 수 없다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표 대결을 시도할 수 있다. 물론 일본롯데홀딩스를 신 회장이 이미 장악한 상황을 고려할 때 신 전 회장의 표 대결 시도는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신 전 회장이 보유한 롯데 계열사 지분과 부친과 누나가 지원에 나선다면 신 회장에게는 위협적이다.

롯데그룹 대표적인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13.46%를 보유했지만, 신동주 전 회장 역시 13.45%를 갖고 있다. 롯데제과도 동생은 5.34%, 형은 3.92%를 보유 중이다. 롯데칠성은 동생은 5.71%, 형은 2.83%를 갖고 있다.

호텔 롯데의 최대주주(지분율 19%)인 일본롯데홀딩스의 경우 공개법인은 아니어서 지분구조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형과 동생이 각각 20%의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 4. 신격호는 어디 있나
롯데호텔 아닌 곳에 머물땐 신동주와 접촉할 듯

[롯데 불안한 지분구조] 일분일초가 긴박한 롯데家 '키포인트 5'

'왕자의 난' 이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28일 오후 10시께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함께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그가 거처인 롯데호텔 34층 집무실로 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일 이곳이 아니라면 신 이사장의 집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으로 장녀인 신 이사장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신 이사장의 지지가 없었다면 신 전 부회장이 지분이 비슷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싸움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 총괄회장의 거처가 중요한 것은 거처가 호텔롯데 집무실에 있다면 신동빈 회장 측에서 형의 접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신영자 이사장이나 제3의 거처에 있다면 언제든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 만나 반격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신 총괄회장이 신영자 이사장과 같은 차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함께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5. 신영자는 장남 편?
아버지 신임 얻어.. 롯데쇼핑 지분도 직접 보유

[롯데 불안한 지분구조] 일분일초가 긴박한 롯데家 '키포인트 5'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사진)이 일본에서 벌어진 롯데그룹 '왕자의 난'에 동행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지난 27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쿠데타'에 참가했다. 이번 동행은 신 이사장이 신 전 부회장에 동조하고 신 총괄회장이 장녀를 신임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비록 신 이사장이 후계구도에서 벗어나 있지만 롯데쇼핑을 키운 인물로 그룹 내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신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의 첫째 부인인 노순화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1942년생으로 부산여자고등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가정학과를 졸업했다. 1973~1979년 롯데호텔 이사를 지낸 후 1980년 롯데쇼핑 영업담당 이사를 시작으로 2008년 롯데쇼핑 사장에까지 오르면서 롯데쇼핑 유통 사업의 핵심인 백화점을 업계 1위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상장 시점에 맞춰 경영 전면에 나선 신동빈 회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난 바 있다. 이후 2009년부터는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재단 이사장에 부임하면서 롯데그룹 경영을 두 남동생에게 넘기는 모양새를 취했다. 또 롯데그룹을 아우르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지 않아 후계 구도에서는 멀어져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신 이사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신 이사장은 직접 롯데쇼핑(0.74%), 롯데제과(2.52%), 롯데칠성음료(2.66%), 롯데푸드(1.09%), 롯데정보통신(3.51%), 한국후지필름(3.51%)의 지분을 고루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제과(8.69%), 롯데칠성음료(6.28%) 등 계열사 지분을 다량 갖고 있는 롯데장학재단을 맡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13.46%, 신동주 부회장이 13.45%를 보유한 상황이다.
따라서 신 이사장 지분이나 롯데장학재단 보유 지분은 두 형제에게는 의미가 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홍석근 정명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