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세월호보다 강한 메르스.. 6월 소비 -3.7% '최대폭 하락'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31 17:44

수정 2015.07.31 17:44

의류·가전제품·화장품 등 소매판매 모두 줄어들어 7월들어서 소비 회복세
산업생산은 넉달만에 반등 광공업·車부문 생산 견인

세월호보다 강한 메르스.. 6월 소비 -3.7% '최대폭 하락'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강력했다.

메르스 여파로 6월 소비가 전월 대비 -3.7%를 기록하며 2011년 2월 이후 4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4월의 소비 위축(-0.8%)보다도 컸다.

다만 7월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대형마트 매출액 등이 살아나며 소비는 메르스 충격 이전인 5월 수준으로 상당부분 회복되고 있다.

소비와 달리 6월 전체 산업생산은 넉 달 만에 반등하며 웃었다. 기업 체감경기도 3개월 만에 호전됐다.
최근 글로벌 강달러에 의한 원화 약세도 수출기업에 온기가 됐다.

■6월 소매판매, 4년4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

통계청이 7월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12.1%)와 가전제품 등의 내구재(-1.6%), 화장품 등 비내구재(-1.1%) 판매가 모두 줄며 전월에 비해 3.7% 감소했다. -5.8%를 기록했던 2011년 2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소매업태별로는 무점포소매(7.1%), 슈퍼마켓(1.8%), 승용차.연료소매점(1.2%)이 증가했지만 대형마트(-11.6%), 백화점(-13.9%), 전문소매점(-9.5%), 편의점(-0.2%)은 줄었다.

기재부 경제분석과 김병환 과장은 "7월 이후 메르스로 위축된 심리가 다소 회복되면서 소비지표는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서비스업은 회복세가 다소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7월 하반기 이후 소비는 메르스가 유행하기 직전인 5월 수준으로 점점 돌아가고 있다.

5월에 비해 6월 한 달 일평균 매출액이 10.6%나 하락했던 대형마트는 7월로 넘어오면서 1~28일 -1.3%로 하락폭이 크게 완화됐다. 특히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7월 16~28일에는 3.3%로 오히려 매출액이 늘었다.

다만 서비스업은 관련업종 카드 승인액,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정상화에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5월 대비 숙박업 카드 승인액(일평균 매출 기준)은 6월(-20.7%), 7월(-13.6%)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음식업(6월 -10.2%, 7월 7.7%), 문화생활(〃 26.6%, 〃 28%)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6월 당시 전월 대비 45.2%나 하락한 데 이어 7월에도 54.7%나 추락하는 등 한국행 발걸음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전 산업생산, 4개월 만에 '반등'

6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올랐다. 이는 3월(-0.5%), 4월(-0.4%), 5월(-0.6%)에 하락세를 보인 후 4개월 만의 반등이다. 수출 감소세 둔화, 광공업 부문 호조와 함께 3개월 연속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증가세 전환은 전월보다 2.3% 늘어난 광공업 생산이 견인했다. 석유정제(7.7%)와 기계장비(5.3%), 자동차(3.1%) 부문의 생산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에 수출에서는 통신.방송장비(-19.9%), 자동차(-1.9%) 부문이 부진했다. 제조업 재고는 한 달 전보다 3.0% 증가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0%포인트 높은 75.2%를 나타냈다.

제조업 재고율은 129.2%로 전월에 비해 2.7%포인트 상승하면서 2008년 12월 이후 7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 등에 대한 투자가 늘어 한 달 전보다 3.8% 증가했다.

건설기성(이미 이뤄진 공사질적)은 토목공사 실적이 늘어 전월에 비해 3.9%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발전.통신, 주택, 철도.궤도 등에서 늘면서 전년 동월에 비해 3.9% 증가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향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했고,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5포인트 떨어졌다.

기재부는 "수출감소 지속, 중국 증시불안,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메르스에 따른 일시적 충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추경 등 재정보강 조기 집행, 소비심리 개선, 관광 활성화 등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 3개월 만에 반등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5년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7월 중 제조업 업황BSI는 70으로 전월보다 4포인트 올랐다. BSI는 지난 4월 80에서 5월에 73으로 떨어졌다가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은 6월에는 66까지 고꾸라졌다. 6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진 것이다.

BSI는 기준치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음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고 환율 상승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올라가면서 BSI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수출기업의 7월 업황BSI(73)와 8월 업황 전망BSI(72)는 전월보다 각각 6포인트, 5포인트 올랐다.
8월 업황 전망BSI(70)도 전달과 비교해 3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응답기업이 늘어난 것.

비제조업의 7월 업황BSI는 69로 전월보다 4포인트, 8월 업황 전망BSI(71)는 5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7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4포인트 상승한 92를 기록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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