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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멤버' 제사 불참… 확산된 사태에 부담 느꼈나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02 16:35

수정 2015.08.02 16:35

7월 31일 열린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부친의 제사에 주요 인사가 불참해 가족회의가 열리지 않은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2일 롯데그룹 및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 성북동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회장 자택에서 열린 신 총괄회장 부친의 제사가 진행됐으나, 이 자리에 신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동주 전 부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등 '핵심 가족'들이 모두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씨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신 총괄회장의 형제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신영자, 신동인은 물론 신동주도 오지 않았다"며 "별 말 없이 제사를 지냈다"고 밝혔다.

신선호 산사스 식품 사장도 "신동주, 신영자 회장이 참석하지 않았으며 신영자의 자녀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대행은 신 전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에 동행한 '쿠데타 핵심세력'으로 분류되는 인사임에도 이 날 제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궁금증을 낳고 있다.


취재진이 성북동 신 전 부회장 자택 앞에 진을 치는 등, 언론의 관심을 받자 핵심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에 갔던 핵심 멤버들이 제사를 위해 한 곳에 모였을 시 진행될 가족회의 내용에 대한 추측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것.

신 총괄회장과 동주·동빈 형제의 모친인 하쓰코씨가 선친의 제사에 불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신선호 사장은 "15명 정도 제사에 참여했다"며 "원래 (제사에) 많이 오는데 여러분(취재진) 있어서 못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이번 상황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다. 경영권 분쟁 대해 '중립'이라고 주장하는 인물도 나오는 등 한·일 롯데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번 사안을 축소하기 위해서 한 곳에 모이는 행위를 자제했다는 추측이다.

실제 신동인 구단주대행은 지난 1일 "나는 이번 일과 관련이 없고 특별히 의견도 없다"며 "휘말리기 싫어서 제사에도 일부러 안 갔다"고 말했다.

신영자 이사장도 신 전 부회장의 인터뷰를 통해 "중립"이라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일본행 멤버'가 실제로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혹의 시선이 제기된다.


롯데 핵심 관계자는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그룹 임원 10여명을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측도 "신영자와 신동인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들이 기존 신 전 부회장 측에 섰으나, 사태가 확산되며 낮은 자세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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