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인터뷰-박인비>"국내대회 우승이 없지만 조급해 하지 않겠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04 11:55

수정 2015.08.04 11:55

움직이는 '골프 역사'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금의환향했다.

4일 인천광역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인비는 지난 3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역전승으로 여자 골프 역사상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런 그를 영접하기 위해 공항 입국장은 취재진을 비롯한 몰려든 인파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박인비는 입국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큰 벽으로 여겼던 대회서 우승해 기쁜 마음을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대회 기간에 할아버지 생신도 있는데다 부모님께서 직접 응원을 와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남편(남기협 씨)도 항상 나보다 세 배 이상 노력을 기울여주는 등 가족의 사랑이 이번 우승에 큰 힘이 됐다"고 우승 원동력을 가족의 도움으로 돌렸다.
그는 또 "2013년에는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배웠고, 작년에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두 번의 실패가 올해 우승으로 이어진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도 했다. 박인비는 3수 끝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제주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오는 7일 제주도에서 개막하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다음은 박인비와의 일문일답이다.

―골프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소감은.

▲항상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우승과 같은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기쁘고 행복하다. 사실 브리티시오픈은 최근 1, 2년 사이에 너무 큰 벽으로 여겼는데 이렇게 넘고 나니 기쁜 마음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 같다.

▲아마 모든 사름들에게 있어 가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이번 대회 기간에 할아버지 생신도 있었고 부모님도 와주셔서 큰 힘이 됐다. 부모님은 6월 PGA위민스 챔피언십 때도 오셨는데 오실 때마다 우승했다. 남편은 항상 나보다 세 배의 노력을 기울여준다. 내가 노력한 것에 비해 항상 세 배의 효과를 보는 것은 그래서인 것 같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사실 이 대회 우승까지 2, 3년 더 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시기가 빨라졌다. 아직은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골프 전설'이 되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서 나도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아직은 멀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대한 각오는.

▲큰 욕심은 없다. 2012년에 우승을 한 번 했고 지금까지 같은 장소에서 그 대회가 열리고 있다. 트로피도 우리 집에 있고 거기에 내 이름이 새겨져 있다. 다만 그 이후로 메이저로 승격한 대회라 한 번 더 우승하면 좋을 것 같다.

―2016년 올림픽 목표는.

▲출전 자체가 쉽지 않겠지만 나에게는 큰 꿈이다. 메달을 떠나 나라를 대표해서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주말 골퍼들에게 '컴퓨터 퍼트'에 대한 팁을 준다면.

▲사실 골프에서 가장 쉬워 보이지만 또 어려운 것이 퍼트다. 중요한 것은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인 것 같다. 이번 대회 4라운드에서는 정말 퍼트를 대면 들어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느낌은 정말 한 2년 만에 처음 느끼는 그런 것이었다.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은 마음에 드는가.

▲마음에 든다. 카리스마가 있다는 얘기고 다른 선수들도 리더보드에서 내 이름을 보면 그만큼 압박감을 느낀다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2013년과 2014년 우승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것이 이번 대회에 도움이 됐는가.

▲2013년에는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는 점을, 작년에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런 것들을 교훈 삼아 올해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국내 대회 출전을 앞둔 소감과 각오는.

▲오랜만에 국내 팬들 앞에 서게 돼 설렌다. 이번 브리티시오픈처럼 욕심내지 않고 편하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아직 국내 대회에서 우승이 없지만 아직 기회가 많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겠다.


―만약 삼다수 대회서 고진영과 동반 플레이를 한다면.

▲그렇게 된다면 서로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할 것이다. 이번 대회서 마지막날 뿐만 아니라 연습 라운드도 같이 해봤는데 볼을 또박또박 잘 치고 정신력도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 다시 만나도 재미있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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