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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박병호 포스팅 금액 1000만달러 넘을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05 17:09

수정 2015.08.05 17:09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박병호 포스팅 금액 1000만달러 넘을까

형(혹은 오빠)을 둔 학생은 수학을 잘한다. 반면 누나(혹은 언니)를 둔 학생은 언어에 강하다. 일반적으로 남학생은 수학을, 여학생은 언어에 능숙하기 때문이다. 오빠나 언니로부터 받은 영향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이런 현상을 '동료효과(Peer Effect)'라 부른다. 동료효과는 나이 차가 적을수록 뚜렷하다.
같은 방은 쓰면 더욱 강해진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펄펄 날면서 박병호(29·넥센·사진)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도 "(강정호가) 5번을 쳤다는데 대체 4번은 누군가"라며 박병호의 타격에 강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넥센은 지난 해 말 강정호를 보내며 피츠버그 구단으로부터 500만 2015달러(약 57억 원)의 포스팅 금액을 받아냈다. 당시 만해도 미국 언론의 분위기는 반신반의였다. KBO리그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타자가 처음이었기 때문. 7개월 사이에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인 '트리뷴 리뷰'는 강정호의 계약을 '헐값'으로 표현하며 간판타자인 앤드류 맥커친보다 공헌도가 높다고 치켜세웠다. 강정호는 7월 한 달간 타율 3할7푼9리, 홈런 3개, 9타점으로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됐다.

박병호는 같은 달 KBO리그 '이달의 선수(MVP)'로 뽑혔다. 묘한 인연이다. 박병호는 7월에만 타율 3할5푼7리, 홈런 10개, 31타점을 기록했다. 8월 들어서도 4일 KIA의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시즌 35호 홈런을 터트렸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박병호와 양현종 둘을 세밀히 관찰하기 위해 대거 목동구장을 찾은 가운데. 일본 프로야구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타자는 스즈키 이치로(오릭스-시애틀 마리너스)다. 2000년 1310만 달러를 오릭스 구단에 안겨줬다. 당시에도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치로는 이듬해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그들의 염려가 기우였음을 입증했다.

이후 일본 선수들은 '동료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이듬해 이시이 가즈히사는 LA 다저스로부터 1126만 달러를 지불하게 만들었다. 마쓰이 히데키는 2002년 뉴욕 양키스와 3년 2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스즈키 이치로 덕분에 모두 부자가 됐다.

박병호는 어떨까?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친 후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1루수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많은 구단들이 포스팅에 응할 전망이다. 허들 감독의 말대로 '5번 강정호가 이정도면 4번 타자는?'이라는 동료 효과는 지극히 자연스런 반응이다.


강정호와 박병호는 한 솥 밥을 먹었다. 나이도 겨우 한 살 차이다.
동료 효과를 가장 극대하게 볼 수 있는 조건이다. 10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예상하면 지나친 상상일까.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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