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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소프트웨어 강국' IT대기업이 앞장서야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12 17:01

수정 2015.08.12 17:01

[fn논단] '소프트웨어 강국' IT대기업이 앞장서야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7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전략보고회'에서 초.중등학교에서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7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위한 인재양성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18년부터 중학교에서는 '정보'가 필수 과목으로, 고등학교에서는 일반선택 과목으로 채택된다. 초등학교에서는 실과 과목 내에 정보통신기술(ICT) 교육이 강화된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컴퓨터를 이용한 논리적 사고, 문제 해결, 결과 검증의 반복훈련을 통해 논리적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는 것으로, 과거 손으로 쓰던 논리적 사고.글쓰기와 관련이 깊다. 이 같은 변화는 국민의 '소프트웨어 기초체력' 강화로 10~20년 후에는 분명 우리나라가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거듭 발전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정부 주도의 교육정책 변화와 더불어 더욱 중요한 것은 기업의 역할이다. IT 강대국의 끊임없는 도전에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달리 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중시해야 한다.

'피겨 요정' 김연아가 끊임없는 반복훈련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듯 기업은 정부에서 지원한 소프트웨어 기초체력 위에 젊은이가 글로벌 선도기업을 개척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반복훈련시키는 역할에 앞장서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코딩 코리아 2015'는 국내 IT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젊은 대학생들을 멘토와 멘티로 연결시키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우는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말한다. 구글의 경우 'Google Summer of Code(구글 코드 여름)'라는 단기 프로그래밍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오픈소스(Open Source, 공개프로그램)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구글이 멘토링(교육주체) 기관을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있는데 멘토링 기관은 주로 경험이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구성돼 있으며 대학생(피교육 대상)들이 풀어야 할 프로그래밍 문제를 제안한다. 구글은 이런 대학생들을 멘토링 기관과 일대일 매칭해 선발하고 선발된 대학생은 멘토링 기관의 지도를 받아 제시된 문제 해결을 위해 3개월간 프로그래밍 훈련을 마치고 평가를 받는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8500여명의 대학생과 109개국 8000명의 멘토가 참여했고, 참가한 대학생에게는 구글에서 1인당 5500달러를, 멘토링기관에는 500달러를 각각 지원한다. 이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생은 현장에서 실제적 프로그래밍 경험을 쌓고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서로 협력하게 된다. 멘토링 기관은 수요에 맞는 신규 인력을 공급받고, 기관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IT 대기업인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 다음카카오 등도 이처럼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데 눈을 떠야 한다. 반듯한 기업 윤리의 씨앗 위에 꽃피는 사회적 책무의 이행은 한 기업의 영속성에 있어 기업 자체의 장기적 생존에도 도움이 된다.
기업이 스스로 세계적 시대 흐름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기업주도형'으로 젊은 미래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훈육시키는 건전한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때 한국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김태완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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