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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에너지 新산업에 미래 있다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3 17:12

수정 2015.08.23 17:12

[차관칼럼] 에너지 新산업에 미래 있다

우리는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구속되는 신기후변화체제(post-2020)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벌어졌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기로만 접근하지 않고 미래 성장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에너지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은 줄이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한계비용 제로(0) 사회'에서 기존 1·2차 산업혁명을 통해 형성된 자본주의는 대규모 생산체제를 통해 양질의 재화를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성장했으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전환손실로 인해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에너지효율 향상과 무료에너지인 재생에너지가 확산된다면 한계비용이 제로에 근접하게 되어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아울러 거대기업 중심의 수직적·중앙집중식 모델이 아닌 분산화, 공유화, 수평구조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최근의 저유가 상황에서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효율설비가 더욱 보편화되는 것을 보면 이런 시대가 꿈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간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은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석유·가스·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구조였다. 이런 공급구조는 그간 저렴한 가격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지만 앞으로도 이런 모델만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고, 에너지산업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이 요구된다.

에너지신산업은 에너지 분야에 IoT, 재생에너지, 공유경제, 프로슈머 등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주요 개념을 접목해 에너지효율을 향상하고, 온실가스 배출도 감축하며 더 나아가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전력을 예로 든다면 스마트그리드를 중심으로 소비자와 시장이 양방향으로 연결되어 소비자가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 전력저장장치에 저장한 전력을 판매하게 되는데 이런 활동을 통해 전력의 효율적 생산과 분배가 가능하고 다양한 서비스산업 육성이 가능해진다. 비단 전력만이 아니다. 발전이나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나 적절한 수요처를 찾지 못해 버려지는 열, 가스 등도 생산과 수요를 연결할 수 있는 망을 구축하거나 중개사업자 육성을 통해 또 하나의 에너지원으로 거듭나 국가에너지 효율 향상과 경제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혹자는 이런 청사진에 대해 규제 중심의 우리나라 에너지산업 구조에서 가능하겠느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되팔 수 있는 수요자원거래시장이 지난해 11월 출범, 이미 발전소 5기 분량의 수요자원을 확보했다.
ESS는 전용전기요금 도입, 저장전력의 거래 허용 등의 제도개선에 힘입어 보급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다만 이런 성과들을 더욱 확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더 중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신산업의 미래 청사진을 구체화해 제시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 하반기에 '2030 에너지신산업 중장기 육성전략'을 수립하고, '에너지신산업육성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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