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데스크 칼럼] 주식 기대수익률을 낮춰라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7 17:02

수정 2015.08.27 17:02

[데스크 칼럼] 주식 기대수익률을 낮춰라

최근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패닉(공황)' 상태에 빠진 바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6%나 급락했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몰려 있는 코스닥 시장은 더 심각하다. 이달 들어서만 무려 7% 넘게 떨어졌다. 그나마 최근 반등으로 낙폭을 줄였다.

시발점은 중국이었다.
중국 당국이 지난 11일부터 3일 연속 위안화 가치를 절하했다. 며칠 전에는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내렸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7%에 못 미치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깊어졌다는 방증이다. 국내 주식시장 대내외 상황은 '차이나쇼크'뿐만이 아니다. 연내 금리인상을 앞둔 미국도 변수다. 살아나는가 싶었던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다시 주춤하는 이유다.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외국인은 신흥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달 들어서만 4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이날까지 1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을 앞두고 외국인이 선제적으로 신흥시장 자산비중을 줄이고 있는 과정이다.

시장 하락에 실망한 개미들도 주식을 던지고 있다. 증시는 수급이다. 살 사람이 많아야 시장이 좋아진다. 파는 사람은 많은데 주식을 사겠다는 사람이 부족하다. 주식시장이 탄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개미들은 최근 4일째 주식을 사고 있다.

최근 만난 한 투자자는 "주식의 '주'자도 입에 올리기 싫다"고 했다. 그가 귀신도 모른다는 주식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그랬다. 1%대 초저금리 시대에 샐러리맨에게 자본증식은 언감생심이다. 그래서 3년 만에 적금으로 모은 3000만원을 믿을 만한 사람이 추천한 종목에 '몰빵'했다. 하지만 한 달도 안돼 원금의 30% 이상을 까먹었다. 그는 이미 손절매를 했고, 더 이상 주식시장에 시선을 두지 않는다고 했다.

금융상품은 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가 존재한다. 리스크가 싫다면 원금이라도 보호하고 연 1%대 금리에 만족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주식은 미래를 사는 것이다. 그 미래가 오기 전까지 인내가 필요하다. 인내할 수 없다면 주식시장을 떠나는 게 답이다. 높은 수익을 원하면서 언제나 '안전'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증시와 어울리지 않는다. '공포에 사고, 흥분에 팔라'는 증시 격언 따위에 유혹되면 안 된다.

주식상품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면 기대 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기대하는 수익이 낮으면 손실률도 최소화할 수 있다. 증권사 고객 리스트 가운데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이른바 '슈퍼리치'들은 저금리시대 기대수익률이 연 3∼4% 안팎이라고 한다. 주식, 채권 등 투자상품 가운데 수익률이 3∼4%에 도달하면 판다는 의미다.

대형 증권사 최고경영자인 A사장은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 중위험 중수익 투자상품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며 "직장인은 물론 자산가들의 노후는 앞으로 자산을 어떻게 굴리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에는 언제나 함정이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그만큼의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초저금리시대 투자자라면 자신의 목표 수익률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안전을 택할지, 조금의 위험을 감수할지가 중요한 잣대다. 결국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삶은 하루하루가 현실이다.
어제로 돌아갈 수 없다. 주식도 삶과 똑같다.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것도, 사고파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까지 모두 개인의 선택이고, 현실이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증권부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