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폭락한 대형주 잡은 기관 '대박 예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8 17:44

수정 2015.08.28 18:11

폭락한 대형주 잡은 기관 '대박 예감'

코스피 지수가 1930선을 회복하고, 코스닥 지수도 680대로 올라섰다. 중국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증시는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증시 분위기가 급반전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수 저점에서 헐값에 대형주를 끌어모은 덕분이다. 최근 폭락장에서 기관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증권가의 격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67포인트(1.56%) 오른 1937.6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4.25포인트(2.12%) 상승한 687.96에 장을 마쳤다. 지난 25일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4일 연속 오름세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대북리스크가 해소됐고, 중국정부는 잇따라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다음 달로 예상됐던 미국의 금리인상도 늦춰질 것으로 관측돼 악재들이 한꺼번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소비활성화 방안 발표가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6일 정부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전국 단위의 할인행사 등의 내용을 담은 '소비촉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이 같은 분위기 반전을 즐기고 있다. 그간 폭락장에서 펼친 대규모 저가 매수가 성공한 셈이다. 기관은 지난 12일부터 12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 기간 투자규모는 3조3300억원에 달한다. 상승장일 때는 연기금만 꾸준히 투자를 이어갔지만 폭락장이 되자 금융투자, 보험, 투신은 물론 심지어 평소 투자에 인색했던 법인들까지 나섰다. 이들은 하루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유동성을 퍼부었다.

기관은 '신저가' 수준의 대형주를 집중 매수했다. 연속 순매수 구간에서 기관은 대장주 삼성전자를 '제1의 타깃'으로 삼았다. 12일 동안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 425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695억원 어치 담았다.

주가가 바닥 수준까지 내려온 자동차주도 기관의 장바구니에 담겼다. 현대차 2545억원, 기아차 2354억원, 현대모비스 915억원어치를 매수했다. SK텔레콤(1468억원), SK하이닉스(1071억원), 롯데쇼핑(902억원), KT&G(828억원), POSCO(728억원) 등도 매집 대상이었다.

기관은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인 TIGER 200, KODEX 200도 각각 2278억원, 1895억원씩 사들이면서 대형주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반대로 같은 기간 기관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지수 상승에 배팅하는 KODEX 레버리지 ETF(-4201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추가 하락을 예상한 헤지(위험회피)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완전한 상승장 전환으로 보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이준희 연구원은 "최근 불거진 차이나리스크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본질적 우려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저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향후 실물경제 지표 반등이 확인되기 전까지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는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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