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경기 침체에도 끄떡없는 소비재·서비스 업종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8 18:03

수정 2015.08.28 18:03

中, 경기 침체에도 끄떡없는 소비재·서비스 업종

중국발 경기 침체로 세계 경제가 휘청대는 동안 일부 업종은 오히려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외식, 여행 관련 상품, 스마트폰 등 소비재, 서비스 업종은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한 반면 철강, 에너지 등 기반산업 관련 업종은 큰 피해를 봤다.

WSJ는 중국이 침체를 겪고 있다 해도 인구가 워낙 많아 소비 여력은 남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내 전체 소매시장의 성장률은 2011년 17.2%였고 지난해에는 12.2%, 올 들어 7월까지 10.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성장폭은 줄고 있지만 여전히 10%를 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명품, 스마트폰, 식품, 여행 관련 상품은 향후에도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2011년 중국의 럭셔리 상품 시장은 전년보다 30%나 늘어난 414억6000만달러에 달했으며 2012년에는 전 세계 럭셔리 상품 시장에서 중국이 점하는 비중은 25%였다. 전 세계 명품 4개 중 1개는 중국인이 사간다는 뜻이다.

이 같은 수요에 힘입어 명품업체들은 중국 내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의 명품업체 조지오 아르마니의 경우 중국 내 점포가 무려 300개에 이르는데 현지 월마트 매장이 380개인 것을 고려하면 무척 많은 수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디다스 역시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현재 아디다스의 중국 매장은 8400개에 달한다.

애플은 올해 2·4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늘어난 132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최근 중국발 쇼크가 불거진 직후 "우리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행용품 업체 샘소나이트 역시 올해 상반기 중국 매출이 30%나 늘었으며 이 덕에 샘소나이트의 전체 매출은 12억달러에 달했다.

WSJ는 "중국발 쇼크로 인한 공포가 전 세계를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일부 업종은 끄떡없이 견뎌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스톤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의 중산층은 약 3배로 늘어났으며 이들이 소비재 수요를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샘소나이트 분석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군의 가격대가 수년전만 해도 400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250달러로 내려갔다. 그만큼 서민들의 여행이 잦아지고 관련 용품 수요도 늘었다는 이야기다.

반면 중국으로부터 수요가 많았던 철강, 에너지, 건자재, 전자장비 등은 크게 위축됐다. 이들은 모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0% 내외를 오가던 호황기에 특수를 누렸던 분야다.

세계 1위의 철강업체 BHP빌리튼은 중국의 철강 수요를 당초 10억∼11억t에서 9억3500만∼9억8500만t으로 낮춰잡았다.

중국 자체의 수요가 줄어든 것은 물론 중국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철강의 양만 해도 연간 8억t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산 철강이 넘쳐나는 데다 중국 경기마저 부진해지자 전 세계 철강 단가는 2011년 t당 190달러 선에서 지금은 50달러대로 떨어졌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유업체 쉐브론 역시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이 20억달러가량 줄었다. 저유가 탓이기도 하지만 중국 내 수요가 급감한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이에 대해 리서치그룹 컨퍼런스보드의 앤드류 포크는 "과거 성장을 주도하던 이(기반산업 업종)는 이제 감옥에 있고 지금 성장은 서비스, 소비재 업종이 떠받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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