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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뮤지컬, 글로컬 시대 열었다

글로컬. 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로 지역적인 것의 세계화를 뜻한다. 뮤지컬 시장에서는 한 가지 의미를 추가한다. 글로벌과 뮤지컬의 합성어로 세계 무대를 겨냥한 뮤지컬이다.

그간 한국 창작뮤지컬이 국내에서 흥행한 뒤 해외에 진출한 사례는 종종 있었다. 올해 초연 20주년을 맞은 '명성황후'는 1990년대 말 이미 미국 브로드웨이에 입성했고 '사랑은 비를 타고' '영웅' '빨래' 등 다수의 작품이 아시아권에 진출했다. 올해 들어서는 '빨래' '김종욱 찾기' '총각네 야채가게' 등이 순차적으로 중국과 일본에 라이선스를 수출해 한·중·일 버전을 모두 완성시키기도 했다. 한국 뮤지컬 제작 역량의 세계적 수준을 실감케 한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세계화가 힘을 받는 모양새다. 이제는 애초에 기획 단계부터 세계 무대를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도 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공연제작사 라이브가 추진하는 창작뮤지컬 지원사업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다. 창작 뮤지컬을 발굴해 안정적인 시장 진입과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취지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아시아 진출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동국대 산학협력단까지 힘을 보탠다.

예감이 좋다. 지난 7일과 9일 이 프로젝트에 선정된 작품의 공개 리딩 현장은 '글로컬 뮤지컬 시대'의 서막을 여는 듯했다.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는 "진흥원의 '2015 우수 크리에이터 발굴 지원사업'에 '글로컬' 콘셉트를 먼저 제안했다"며 "'총각네 야채가게'를 수출하며 다양한 유통 루트를 개발했다. 세계와 소통하는 뮤지컬을 내놓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기성 및 신인 창작자들의 재기발랄한 작품이 처음 공개돼 세계 무대에 오를 초석을 다졌다. 뮤지컬 넘버에 맞춰 배우들이 따끈따끈한 초고를 읽었다. 이어 김한길 연출의 진행으로 배우 포함 공연 관계자들이 열성적으로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작품의 소재는 다양했다. 소설가 이상과 김유정의 동반자살을 모티브로 한 '팬레터'부터 동명의 영화를 각색한 '미쓰 홍당무', 가수 인순이의 노래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거위의 꿈', 청소년기 아이돌을 향한 동경을 유쾌하게 담은 '에이린 스타일' 등 총 여섯 작품이 이틀간 선보였다.

이번 리딩을 통해 초고는 수정·보완을 거쳐 중간평가를 통해 뽑힌 3개 작품이 쇼케이스 기회를 얻게 된다. 쇼케이스에서 선정된 최우수 작품은 중국어와 일본어로 번역되고 내년 상반기 정식으로 국내 초연에 이어 거의 동시에 해외 진출이 추진된다.


지난해에는 한국 문화콘텐츠 수출사상 최초로 50억달러 수출이 달성됐다. 어느 때보다 우리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 뮤지컬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