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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사 국정화, 이념논쟁서 벗어나야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15 17:12

수정 2015.09.15 17:12

[특별기고] 한국사 국정화, 이념논쟁서 벗어나야

최근 한국사 국정화 방침이 정해지자 전교조와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한국사 국정화를 친일 독재 회귀라며 반대해왔던 일부 단체와 교육감들이 자신들의 대안 교과서를 만들어 한국사 교재로 사용하겠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매우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현행 한국사 교과서 발행이 출판사가 자율적으로 집필진을 구성하도록 돼있는 검정 체계의 한계 때문에 한국 근현대사 서술에서 이념편향성 논란은 역사전쟁으로 비화되고 국정화 불가피론이 제기돼 왔다.

심지어 과도한 이념편향적 서술에 대한 교육부의 정당한 수정명령조차 거부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일부 출판사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들의 행태는 현행 검정체계로는 한국사 교과서가 진보·보수 진영 간 이념 대결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한계를 드러냈다. 따라서 미래 성장동력인 청소년들에게 자기비하적 역사인식에서 벗어나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과 자긍심을 심어줄 올바른 한국사 교육을 위해 철저히 사실로 규명된 객관화된 정사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역사교육은 역사교사들과 역사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교육 목표인 사회적 가치 구현에 충실하고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학생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돼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정치이념적 관점에서 논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대학에서 강학적 관점에서의 역사학, 역사 담론과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사 교육을 시키는 것은 학문적 가치가 달라야 한다. 무엇을 위한 누구의 역사를 교육시킬 것이며, 한국사 교과서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를 고려한다면 우리의 한국사 교육은 역사관과 해석의 차이를 두고 이념적 논쟁의 대상이 되기에는 너무도 중요하다.

역사학에서는 다양한 역사적 해석 담론이 창의적인 학문적 연구 성과로 인정될 수 있으나 특정한 역사 담론이 역사학의 영역을 넘어 역사 교육의 수단인 한국사 교과서에 온전히 녹아든다면 이념 편향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특히 자신들의 이념적 가치에 반한다는 이유로 특정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와 다른 교과서까지 모조리 공개적으로 배척함으로써 역사교육의 정치화를 격화시킨 바 있던 국정화 반대 교사와 학자들이 국정화의 반대논리로 교육의 다양성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오죽하면 국정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금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온통 친북성향, 반대한민국 정서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이념 편향적 교과서 서술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한국사 교과서를 한국사 교육 목표 가치를 충실히 구현하도록 하자는 게 국정화 취지다.
역사교육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에 대한 역사학과 교육학적 관점에서의 다양성 존중 가치보다 국가가 교육과정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역사 교육의 목표가 갖는 본질적 가치가 우선돼야 한다. 진정한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은 교과서 자체보다는 교과서의 텍스트와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역사 교사의 창의·융합적 사고력과 창의적 교수·학습법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다.


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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