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여의나루] 잘못된 역사교과서 바로잡아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17 16:52

수정 2015.09.17 16:52

[여의나루] 잘못된 역사교과서 바로잡아야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관련해 지나치게 좌편향된 역사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사실에 입각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역사 포럼이 최근 발족되었다. 포럼 창립기념 세미나에서 영산대학교 정경희 교수가 발표한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보면 좌편향의 정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본다. 남북한의 정부 수립에 대해 두산동아 교과서에서는 남한은 남한만의 총선거를 실시한 반면 북한은 인구비례에 따라 남북한 전체에 걸쳐 선거를 실시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고 한다. "북한과 남한에서 선거로 뽑힌 대의원들은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김일성을 수상으로 선출하였다.
" 북한 김일성 정권은 남북한 전체의 선거를 통해 수립된 정통성 있는 정부이고 남한은 남한 지역만 선거를 실시한 남한만의 정부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남한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경제성장 등 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일부 비민주적인 행태만을 강조해 수차례 '독재'라고 비판한 반면 북한 지도자에 대해서는 수많은 국민을 굶어죽게 만들고 3대 세습까지 하는데도 '독재'라는 표현을 전혀 쓰지 않는 등 친북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서도 북한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주체사상은 사람 중심의 세계관이고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금성출판사)으로 기술하고 있다.

3·1운동 관련 유관순 열사에 대해서도 두산동아의 경우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북한에서는 3·1운동을 노동자·농민이 주도한 폭력혁명으로 정의해 노동자·농민의 폭력적인 운동을 집중 강조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기준에 의하면 유관순 열사는 노동자·농민도 아니고 폭력혁명을 주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 교과서에도 유관순 열사는 없다.

6·25전쟁 중 중공군 개입에 대해서도 '중국인민지원군 참전'(법문사, 삼화, 지학사)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개입이라는 단어가 무엇인가 부정적인 의미를 뜻한다고 보아 참전이라는 보다 중립적인 표현을 쓰고 있다. 중공군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 밖에 김일성의 보천보 전투는 부각시키면서 천안함 도발 주체는 명시하지 않기도 했다.

이상에서 좌편향 교과서 내용 몇 가지를 소개했다. 근현대사는 2002년 7차 교육과정부터 국사에서 분리되면서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뀌었는데 그때부터 좌편향 교과서가 등장하게 되었다. 검정교과서는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집필되는데 저자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검정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어린 학생들의 교육내용으로 부적합한 내용은 걸러져야 할 것이다.

사실과 다르거나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다른, 위와 같은 내용이 어떻게 교육부의 검정을 통과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학교가 이와 같은 좌편향 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좌편향 성향이 크다고 알려진 금성출판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50%를 넘는다고 한다.

교육부와 학교 당국은 이와 같은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학부모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와 같은 역사를 배운 어린 학생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시장기능과 자유민주주의를 신뢰하는 건전한 시민이 될 수 있을까.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교과서에 따라 근본적인 역사의식이 달라지는 것도 문제이다.
그동안 교육부와 국민의 무관심이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 이제부터라도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해 잘못된 역사교과서는 바로잡아야 한다.
편찬 체계도 국정화 또는 검정을 강화하는 등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