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현장르포] 중국 중추절·국경절 연휴로 관광객 몰린 명동 쇼핑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9 16:03

수정 2015.09.29 20:30

메르스 악몽 완전히 극복.. 면세점 손님 80%가 유커
아모레·LG생활건강 등 화장품 매장이 가장 붐벼
인기 좋은 마스크 팩은 1인당 구입량 제한하기도
노점상들도 일손 바빠 "연말까지 계속됐으면"
중국 국경절(10월 1~7일) 연휴기간을 이틀 앞둔 29일 서울 남대문로 롯데면세점이 면세품을 고르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메르스 여파로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중국 방한 관광시장이 8월 말부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이번 중국 중추절과 국경절 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약 2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중국 국경절(10월 1~7일) 연휴기간을 이틀 앞둔 29일 서울 남대문로 롯데면세점이 면세품을 고르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메르스 여파로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중국 방한 관광시장이 8월 말부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이번 중국 중추절과 국경절 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약 2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왜 사냐고요? 한국 화장품이잖아요." 지난 28일 서울 남대문로 롯데면세점 본점은 유커(중국인 관광객)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로 인해 입었던 충격을 완전히 떨쳐낸 모습이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최대 연휴인 중추절(9월 26~27일)·국경절(10월 1~7일)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2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16만명)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메르스로 인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던 유커의 국내 방문이 국경절 연휴를 계기로 완전히 회복한 셈이다.이를 증명하듯 저녁부터 내린 비에도 전혀 줄어들지 않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명동은 불야성을 이뤘다. 면세점을 오가는 엘리베이터도 시종일관 유커 쇼핑객을 쏟아내고 있었다. 면세 쇼핑객의 약 80%가 중국인이었다.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위치한 뷰티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 매장은 젊은 중국인 쇼핑객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북적였다. 지난 7월 롯데면세점 본점에 입점한 3CE는 중국인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끈 패션 브랜드 '스타일난다'를 운영하는 난다가 전개하는 뷰티 브랜드다.

연휴를 맞아 베이징에서 한국을 찾았다는 리리(23)는 "(3CE는) 중국에서 온라인 리뷰를 통해 입소문이 퍼진 인기 브랜드"라며 "한국 화장품은 아시아인에게 맞는 피부 표현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LG생활건강의 궁중 화장품 브랜드인 '후'를 비롯해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헤라' '라네즈' 등 국내 뷰티브랜드 매장은 유커 등 외국인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한 쇼핑객은 매장 내 진열된 제품 구성을 사진으로 찍어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위챗)'으로 중국 현지 지인에게 제품 확인을 하기도 했다. 구매품목을 종이나 수첩에 한국어와 중국어로 적어 매장 직원에 문의하는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라네즈 매장 직원은 "중국인 고객들이 슬리핑 마스크 제품을 선호하는데, 1인당 구매를 10개로 제한하고 있다"며 "제한수량에 맞춰 구매하는 중국인 손님이 하루에 많게는 20명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후 매장 직원도 "제품 구성이 좋아 가족 선물용으로 세트 제품을 많이 구매한다"며 "특히 57만원에 달하는 '천기단 화현 왕후세트'의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쇼핑백을 7~8개씩 들고 일행을 기다리는 유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쓰촨성에서 온 황유안렁(26)은 '네이처리퍼블릭'의 알로에 제품을 구매한 쇼핑백을 보여주며 "중추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친구들과 함께 찾았다. 알로에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어 선물용으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가 넘어서도 명동 거리는 추석 연휴를 맞아 거리로 나선 한국인과 유커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로드숍 매장은 프로모션 행사를 알리는 광고물을 전면 비치하고 점원들은 매장 밖에서 행인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중국어.일본어로 행사 소식을 알렸다.


명동에서 회오리감자를 판매하는 한 노점 상인은 "오랜만에 명동 거리가 각국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 같다"며 "이렇게 바쁜 하루가 연말까지도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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