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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학력파괴자들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22 16:58

수정 2015.10.22 16:58

평균 지향하는 학교를 벗어난 천재들
정선주 / 프롬북스
정선주 / 프롬북스


난독증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던 한 학습장애아가 있었다. 시험 때마다 낙제였다. 시험 결과가 나오면 매번 선생님에게 회초리로 맞았다. 선생님은 이 아이를 '게으르고 공부에 관심없는 아이'라고 평가했다. 이 아이는 학교 밖으로 나와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섰다. 교장 선생님은 "저 아이는 백만장자가 되거나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 말이 실현됐다. 이 아이는 나중에 항공, 미디어, 관광 등 6개 사업을 아우르는 영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된다. 버진그룹의 괴짜 CEO 리처드 브랜슨의 이야기다.

주의력결핍장애(ADHD)와 학습장애를 겪던 또 다른 문제아는 미국 최고 명문 하버드대의 교수가 됐다. 그가 유일하게 잘 하던 건 글쓰기였다. 하지만 선생님은 직접 쓴 글이 아닐거라고 무조건 의심했다. 고등학교 시절 전 과목 F를 받아 성적 미달로 중퇴한 전력이 있는 토드 로즈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다.

이들의 공통점은 '평균을 지향하는 학교'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책은 기존 학교 시스템에 갇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지 못했던 이들이 어떻게 진짜 인생을 찾고 세계적인 인재로 성장하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난독증, 왕따, ADHD 등으로 낙인 찍혔더라도 좌절할 필요가 없음을 증명한다. 학력파괴의 아이콘으로 가장 흔히 회자되는 스티브 잡스부터 지금 한국의 청년들까지 수많은 사례들을 보면 난독증은 직관력·문제해결력·상상력·단순화 능력으로 치환되며, 발달장애와 난산증(難算症)은 곧 다양성·독창성·열정을, ADHD는 호기심·혁신·에너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WB)의 '청년 고용을 위한 해결책-2015 기본보고서'에 따르면 "지금은 인류 역사상 청년 인구가 가장 많고, 청년 실업이 가장 심각한 시대"이다. 우등생, 모범생, 명문대생이 설 자리도 점차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자는 학교가 아이의 미래를 준비시켜줄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시스템의 통제 속에서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시험 요령을 익히는 교육으로는 창의적인 인재가 만들어질 수 없다는 뜻이다.

물론 당장 학교 문을 박차고 나오라는 건 아니다.
다만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얘기다. 용기 있는 자가 꿈을 이룬다.
혁신적 리더가 되고 싶은 청년, 그렇게 자녀를 키우고 싶은 부모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준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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