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UNIST 연구팀 , 단일 유전자로 척수손상 치료제 개발

김기열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27 11:00

수정 2015.10.27 11:00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한 발암 가능성을 배제한 새로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제작 기술이 개발돼 척수손상 등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27일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에 따르면 생명과학부 김정범(41) 교수 연구팀이 단일 유전자만을 활용해 '희소돌기아교전구세포(Oligodendrocyte progenitor cell, 이하 OPC)'를 제작했다.

OPC는 척수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 '신경수초(myelin sheath)'를 구성하는 척수세포로 척수손상으로 파괴된 '신경수초'를 재생시켜 척수손상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줄기세포의 핵심 유전자인 '옥트포(Oct4)' 하나만을 피부세포에 주입해 OPC로 '직접교차분화(Direct conversion)' 시켰다.

직접교차분화(Direct Conversion)는 피부세포에서 바로 목적하는 줄기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분화된 OPC는 모든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전분화능 상태'를 거치지 않아 암세포로 변하거나 기형종이 나타날 우려가 없다.


세 가지 유전자들을 주입한 기존 OPC와 달리 김 교수가 유도한 OPC는 자가증식(Self-renewal)과 척수를 이루는 세포종인 '성상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

또 10개월에 걸친 동물실험을 통해 유전적 안정성과 치료 효과를 직접 검증했다.

UNIST 한스쉘러줄기세포연구센터장인 김정범 교수는 "세포의 특성과 치료효과를 검증한 결과 논문을 발표하는데 무려 4년이 걸렸다"라며 "기존 OPC 제작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세포 제작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척수손상 등 난치병 치료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라고 말했다.

UNIST 한스쉘러줄기세포연구센터는 2012년부터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파트너그룹으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와 재생의학 분야 공동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기점으로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해 척수손상 환자를 치료하는 김 교수의 연구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교수는 "이번에 제작된 OPC는 척수조직의 원료세포로 바이오 3D 프린터를 통해 척수조직을 찍어낸 뒤 다시 환자의 손상 부위에 직접 이식해 척수손상 치료 효율을 극대화 시킬 것"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울산산재모병원이 건립되면 기술의 실용화가 가능해 산업재해로 고통 받는 척수손상 환자의 치료와 재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IT·SW융합산업원천기술개발' 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의 저명한 학술지 '엠보저널(EMBO Journal)'23일자 온라인 판에 'Oct4?induced oligodendrocyte progenitor cells enhance functional recovery in spinal cord injury model'이란 논문명으로 게재됐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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