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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기대해도 될까요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13 17:04

수정 2015.11.13 17:04

[여의도에서]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기대해도 될까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오픈이 코앞이다. 정부는 지난달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서 이달 중 오픈을 공언했다. 역사적 순간을 앞두고 관계자들은 성공적인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오픈 준비에 한창이다.

이달 중 문을 여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은 핀테크의 보험버전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원하는 보장 내용과 보험료 등을 입력하면 보험상품을 비교 검색할 수 있다. 아쉽지만 모든 보험상품을 검색할 수는 없다.


이달 중 문을 열 예정인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에서는 일단 온라인전용보험과 방카저축성보험, 단독실손의료보험이 필수상품으로 공시된다. 선택상품으로 회사의 선택에 따라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도 올릴 수 있다. 내년 4월에는 상품 비교.공시정보를 포털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오픈을 보험업계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금융위원회도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을 '핀테크의 보험산업 접목방안'이라고 명명하며 관심을 쏟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 위원장도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에서 생성된 가격비교 정보를 보험회사나 판매채널 등에서 재활용해 시장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보험상품을 직접 비교해보고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의 최대 장점이라며 이 사이트가 보험소비자의 편의를 돕는 것은 물론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 시장에 다양한 상품이 소개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설명에도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에 대한 비난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 실효가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보험슈퍼마켓이 핀테크의 보험버전이라고 하지만 시늉하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달 중 문을 열 예정인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에서 비교할 수 있는 보험상품들은 실손보험이나 자동차보험 등 보험사들이 보장하는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일부 상품에 한정됐다. 일부 보험만 제한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는 것만으로 과연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을 온전한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비야냥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의 최종 버전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도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 등은 각 독립법인판매대리점(GA)에서 여러 보험사의 상품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점도 온라인보험슈퍼마켓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또 다른 이유다.


물론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에서 비교해볼 수 있는 보험상품이 차차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에서 비교할 수 있는 보험상품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출범 날짜에 연연하지 말고 실속 있게 꾸리길 바란다.
어차피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출범 날짜는 당초 계획했던 것에서 수차례 변경되지 않았는가.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출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출범 날짜보다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정부는 염두에 둬야 한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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