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용산전자상가 부활 신호탄.. 하드웨어 스타트업 열풍·美 테크숍 진출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15 18:23

수정 2015.11.15 18:23

HW 창업전문 교육기관 'N15' 지난 2월 용산에 둥지 산업용 드론 등 개발
'테크숍' 제조 혁신 공간.. 美 1인 제조업 시대 선도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
韓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합쳐지면 시너지 기대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늘의 DIY(Do It Yourself)가 내일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된다"며 '테크숍'을 미국의 제조 르네상스를 선도할 창업 플랫폼으로 꼽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늘의 DIY(Do It Yourself)가 내일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된다"며 '테크숍'을 미국의 제조 르네상스를 선도할 창업 플랫폼으로 꼽았다


용산전자상가 부활 신호탄.. 하드웨어 스타트업 열풍·美 테크숍 진출


전자제품 유통 중심지였던 서울 용산전자상가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전자상거래 발전으로 인해 급속히 침체됐던 이곳에 하드웨어(HW)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열풍이 일어나면서다.

특히 내년 3월 세계적인 제조 창업 공간인 미국 '테크숍'이 용산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이른바 '용산 르네상스'가 재연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N15, 하드웨어 스타트업 육성 총력

HW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창업보육기관) '엔피프틴(N15)' 관계자는 15일 "미국 테크숍과 독점계약을 통해 내년 봄에 '테크숍 코리아'를 용산전자상가에 오픈하기로 결정했다"며 "테크숍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 진출하든 똑같은 기기와 인프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많은 메이커들이 용산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용산은 다양한 부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구입해 각종 시제품을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용산 전자상가 내 부품백화점을 활용하면 빠르고 편리하게 필요한 부품들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는 것이다.


N15도 지난 2월 용산 나진전자상가 15동에 둥지를 틀고, 산업용 드론을 개발하는 '얼티밋 드론'과 스마트 제설기기를 만든 '석시드' 등 입주기업들을 영국으로 진출시키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국내 하드웨어 기반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 구상과 시제품 제작은 물론 유통.마케팅 및 해외진출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중국 심천 창조경제 투자자 그룹(SCIG.Shenzhen Creative Investment Group)과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한.중 스타트업 간 교류 및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N15 관계자는 "유명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제조 창업에 특화된 스타트업 중 기술성, 시장성, 팀 역량 등을 갖춘 이들을 직접 뽑아 투자 연계부터 양산 단계까지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화 작업과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 유치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네트워크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3월 '테크숍 코리아' 용산 상륙

N15이 글로벌 액셀러레이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유치한 테크숍은 회원제로 운영되는 제조 혁신 공간이다. 3D프린터와 레이저 절단기 등 주요 장비와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이곳에 와서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특히 100개 이상의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어 보다 전문화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즉, '기기 및 지식 공유'를 통해 초보자들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설계하고 제작해야 하는지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테크숍은 미국 내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 첫 해외 지점을 프랑스 파리에 오픈한 데 이어 내년 3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동지역과 일본 등 주요 도시에 진출할 예정이다.

또한 테크숍은 예술가나 일반인들도 사용하지만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제품을 제작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결제 업체인 '스퀘어'는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테크숍 회원으로 활동하며 만든 제품이며, '라이트닝 모터즈'도 두명의 테크숍 회원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 모터사이클을 개발하며 세워졌다.

■'개방형 혁신'의 본거지로 재탄생 예고

특히 테크숍은 구글과 포드 등 글로벌 기업들이 파트너십을 통해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의 본거지로 삼고 있어 국내 대기업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내 각 지역의 테크숍과 제휴를 맺고, 임직원들을 파견해 테크숍 회원들과 함께 각종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닮은 꼴이다. 이와 관련 짐 뉴튼 테크숍 회장도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세계과학정상회의'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테크숍이 가진 장점들이 합쳐진다면 비즈니스와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는 곳에 테크숍이 있다면 시너지 효과가 증폭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테크숍은 미국 내 '1인 제조업 시대'를 선도하며 일자리 창출과 창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제조 르네상스를 선도할 제조 창업 플랫폼으로 평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N15 관계자는 "미국의 자동차 회사 포드가 공동으로 투자해 디트로이트에 세운 테크숍의 경우, 실제 포드 자동차 부품을 직접 만들어 특허까지 내고 있다"며 "테크숍 코리아가 용산에 들어서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이면서 주변 상권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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